[대구논단] 외부특별교육, 다양한 부적응 청소년으로 확대 되어야
[대구논단] 외부특별교육, 다양한 부적응 청소년으로 확대 되어야
  • 승인 2023.07.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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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지난해 대구지역의 고교 학업중단율이 1.84%로 조사되었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대구의 학업중단율은 매년 상승하고 있는데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원인도 있겠지만 진로문제와 학교부적응의 원인이 크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학업중단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각급학교 wee센터, 지역의 대학과 전문기관이 연계한 학업중단숙려제 위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진로관련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학업중단에 대해 깊이 숙고해 봄으로써 충동적인 학업중단을 예방하자는 취지이다. 실제로 학업중단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고 학업 지속율 또한 높아 효과성이 입증되었으며 우수한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학업중단숙려제 대상 학생은 증가추이에 있지만 이와는 달리 학교폭력 대상 특별교육 학생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학교폭력 연예인이 퇴출되고 영화나 미디어를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고발되거나 학교폭력사건이 생기부에 기재되며 사회적 불이익에 대한 경각심이 생긴것과 더불어 학교폭력을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확산으로 인해 학교폭력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것은 교육당국의 노력도 있지만 매스미디어를 통한 학교폭력 사태에 대한 인식의 재고가 이루어진 측면도 있다. 이처럼 학교폭력예방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면 해결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측면인 있는 반면 이유와는 상관없이 학교폭력에 관계되면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적극적으로 부인 하는 등 사건이 더욱 커지거나 오히려 분쟁의 소지가 생겨나는 경우도 많아졌다. 또한 학교폭력이 실제로 줄어드는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학교폭력 퇴출의 긍정적인 신호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표면적으로는 학교 폭력은 감소했지만 풍선효과처럼 다른 부적응의 형태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는 현재 학교폭력은 줄어들었지만 다양한 부적응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 그리고 왕따 같은 청소년문제는 일종의 부적응의 사례이다. 모든 학교폭력사건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폭력은 일종의 부적응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이런 부적응을 학교에만 부담시킬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해 외부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교권침해와 학교폭력 등 위계에 대해 심한 저항을 하는 청소년이 외부특별교육기관에서는 성실한 태도를 유지한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 이는 무엇보다 새로운 낯선 공간이 주는 이점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학교를 잠시 떠나서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멘토들을 만나며 스스로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되며 이런 분위기에서 청소년들은 마음을 더 쉽게 열기도 한다.

학교폭력 이수교육 대상자 청소년들은 표면적으로는 학교를 그만 두고 싶어 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다고 말은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양가감정이 존재하며 학업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많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청소년 본인 또한 학교를 그만두면 지금보다 더 발전적인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외부특별교육을 통해 학교 밖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이켜 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학교에 복귀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따라서 외부특별교육의 범위를 학교폭력가해 청소년에게만 국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적응청소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학교 적응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의 적응의 문제는 진로문제와 연결된다.

학교폭력 이수교육과 학업중단숙려제 교육에서도 결국은 진로상담을 하게 되면서 마무리된다. 묘하게 비슷한점이 많다. 물론 사유와 사연은 각기 다르지만 말이다. 물론 학교폭력 교육을 이수하는 청소년은 학업중단청소년보다 매우 액팅아웃(acting out)이 크다. 이것은 자기문제를 온몸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한다고 할 수 있는데 본질은 학교부적응이라는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들 교육대상자들은 진로상담을 통해 마음을 다잡은 사례가 많다. 실제로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 등으로 외부특별교육을 받는 청소년들을 상담해 보면 결국은 진로문제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자신의 진로에 대한 역량 검사에서는 놀라울 정도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고 적성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각급학교의 wee센터에는 훌륭한 상담사 선생님이 계시지만 많은 청소년을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기에 외부기관연계가 필수적이라 하겠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우듯이 학교에서 적응력을 높이고자 연계기관의 협조를 통해서 좀더 적극적인 대처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생 꼬리표를 다는 것이 아니라 피해학생 지원과 회복이며 가해청소년에 대한 재발방지이다. 특별교육 대상자 확대를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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