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강지연 도란도란 대표 “확장성 있는 6차 산업, 지방에 밝은 미래 가져올 것”
[나는 청년입니다] 강지연 도란도란 대표 “확장성 있는 6차 산업, 지방에 밝은 미래 가져올 것”
  • 김성미
  • 승인 2023.07.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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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 시스템 구축 대표모델 임실치즈마을
산양 사육→유가공 제품 생산→관광체험
“군위 기념품? 1차 농산물만 떠올라
지역 명품 자두 가공해 빵으로 생산”
개발 3년 만에 연 매출 2억 달성 전망
처분될 B품 자두로 앙금 제작, 농가 도움
지역 농산품 제값 판매·청년 성장 지원 꿈
매년 100만원씩 교육발전기금 기탁 실천
강지연 대표2
강지연 대표가 인천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디저트 팝업스토어에서 자두빵을 홍보하고 있다.

◇군위의 6차 산업이 특별해지는 날을 꿈꾸며 매일 성장하고 있는 강지연 대표

6차 산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6차 산업을 설명할 때, ‘1차×2차×3차’의 융복합 산업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농업의 경쟁력 약화로 1차 산업이 쇠퇴하면 ‘0×2차×3차=0’이 되어 성립 자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6차 산업의 핵심은 1차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하는 다차원적인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6차 산업 사례로는 1964년 지정환 신부가 산양 2마리로 시작한 치즈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1차 산업(젖소, 산양 사육), 2차 산업(치즈, 요구르트 등 유가공 제품 생산), 3차 산업(관광체험, 직거래)을 통해 마을단위 6차 산업의 시스템을 견고히 만들어 낸 사례이기 때문이다. 임실치즈마을의 성공 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지정환 신부의 정신을 이어받은 마을 공동체 운영 방식, 둘째, 지역 리더의 자기혁신과 마을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투명한 재정관리, 셋째, 1~3차 산업의 유기적 결합방식, 넷째, 체험방문객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 작은 점들로 흩어져 있던 역량 있는 개인들을 지정환 신부라는 리더가 6차 산업을 매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대표적 혁신사례라고 볼 수 있다.

경북 군위에서 만난 강지연 대표는 임실군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확장성 있는 6차 산업이 지역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실에는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군위는 단 한 번도 청년이 많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군위에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청년들이 분명히 살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친구들을 연결해 줄 매개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청년들이 모여들지 못했고, 오늘의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서 만들어낸 6차 산업 제품들로 숨어있는 청년들을 찾아내고 서로 이어질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사회에서의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첫 번째 액션으로 제가 만든 군위 자두빵을 성공시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강지연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많아진다면, 더 많은 청년들이 군위를 자신의 꿈의 무대로 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 했던 ‘자두빵’, 연매출 2억원을 향해 달리다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 높은 자두가 생산되기 위해서는 큰 일교차가 필수적이다. 군위 지역은 최근 이어진 기후변화로 일교차가 커졌는데, 이러한 이유로 군위의 자두는 ‘명품 자두’로 불리며 전국적 유명세를 갖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두 생산에만 몰두할 때,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든 즐길 수 있고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는 제품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 강지연 대표의 도전은 지역사회에 뜻밖의 메시지를 가져다주었다.

강지연 대표는 자두빵을 탄생 시키고, 2019년 첫해 연 매출은 약 6천만 원, 이듬해에는 1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그리고 금년에는 연 매출 2억 원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1년 전 엄마가 된 강지연 대표는 출산과 육아라는 일생일대의 이벤트로 자두빵의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한번 입소문이 난 자두빵의 인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질 않았다고 말했다. 강지연 대표의 자두빵 사례는 개인의 사업 성장과 확장이 아닌 지역자체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런 강대표가 자두빵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지역을 대표할만한 기념품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시작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는 지인께서 지역에 방문한 손님에게 군위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어요. 추천해 드릴 수 있는 제품이라고는 1차 농산물 정도였죠. 그때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한 번 제품을 만들어 볼까?”

강대표는 빵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한 이후, 먼저 창업한 선배들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의 특별함이란 무엇일지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 했다. 이 과정에서 응원보다는 우려를 표하는 지역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이 염려하는 우려의 시작은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방법에서부터 특별함을 찾아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두빵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을 때,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군위에서 빵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말 했죠. 그런데 그 무렵 저는 많은 분들의 우려 덕분에 ‘빵을 빵집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군위의 빵은 군위에서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역사회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전의가 불타기 시작했습니다.”

◇‘꼬마다 자두(B품)’ 의 변신, 지역 자부심까지 올려

일반적으로 과일은 당도와 수분이 높아서 저장이 어렵다. 때문에 제철에만 제맛을 맛볼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생과는 유통 과정에서 작은 위험에만 노출돼도 상품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유통도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 ‘1년 내내 열심히 농사지은 과일이 작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폐기처분 되어야 한다면 농부의 마음은 어떨까?’ 그래서 어른들의 마음을 헤아려드릴 수 있는 방법과 방법과 자두빵 생산 과정의 원재료 값 절감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되었고, 자두빵의 재료를 ‘꼬마다 자두(B급)’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두 하나하나 일일이 손으로 과육과 씨를 분리해야 해요. 분리한 과육은 동결건조한 후 분말로 만들죠. 이 분말로 자두 앙금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최상급 자두가 들어갈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꼬마다 자두를 사 가겠다고 말하면 지역의 어른들은 정말 격하게 반겨주십니다. 그리고 생산된 자두빵을 보여드리면 진심으로 기뻐해 주시죠.”

강지연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라고 말 했다. 지역의 생산품이 제 가격을 받고 판매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전략을 세우고, 지역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년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인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신의 사례가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하나의 샘플 자료로 참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래서 2021년부터 미래의 청년세대인 지역 청소년을 위해 매년 100만 원씩 군위군에 교육발전기금으로 기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지역사회에 교육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있어요. 지역은 뭐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지역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생각이에요. 그래야 주위에 저와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이 늘어날 수 있게 되겠죠?”

강지연 대표의 꿈은 ‘지역에서 새롭게 그려질 미래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해 낸 인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을 부흥시키자는 이야기를 종종 접하곤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골마을은 흥했던 적이 거의 없어요. 백지에서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펜을 잡은 젊은 청년들이 많아진다면 적어도 지역사회가 시대 흐름에는 뒤처지지 않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저 스스로를 하나의 작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꿈꾸고 생각하는 작은 점들이 지역에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점과 점이 이어져 연대를 이루고 함께 지역의 미래를 고민해나간다면 저희 아들이 살아가게 될 미래는 밝지 않을까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역의 농산물을 6차 산업으로 이어지게 만들었고, 이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임실마을의 탄생을 꿈꾸게 된 강지연 대표의 사례는 지역의 가능성을 크게 확인시켜 줄 새로운 형태의 지역리더 탄생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미나 (청년활동연구가/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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