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배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 지역 농산물 가치 높여야 ‘장밋빛 미래’ 열린다
[나는 청년입니다] 배지현 푸드스타일리스트, 지역 농산물 가치 높여야 ‘장밋빛 미래’ 열린다
  • 윤덕우
  • 승인 2023.08.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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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 건강한 식습관 형성 관심
교사로서 푸드스타일링 열공
어시스턴트 참여 계기로 홀릭
전통식생활문화 대학원 진학
“한국음식 올바르게 이해해야
세계 속 차별화된 활동 가능”
원재료 관심 커지며 영주 정착
수도권·지역 잇는 탁월한 입지
“농가 소득 향상 도움 되고파”
배지현대표의 작품(2)
배지현 대표가 영주지역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들. 그는 지역의 미래는 지역 생산품을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서 시작되야한다고 강조한다.

◇감성소비의 시대

감성소비란 개인의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 감성 등을 고려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 형태를 의미한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소비 패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기능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컸다. 그러나 현대에는 개인의 아이덴티티와 감성적인 만족도를 중시하는 경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제품과 브랜드 마케팅에서 감성적인 이미지, 디자인, 스토리텔링 등을 강조한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소비자들과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성적인 연결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기제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잠재된 인식 속에서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공과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계속적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생활 영역까지 확장된 감성소비

감성소비는 식생활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전에 비해 외식산업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음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넘어 문화와 서비스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식을 한다는 것은 집 밖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넘어서 음식을 시각적으로 보고 즐기며 경험하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식당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행동양상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단순히 맛을 보고 먹는 행위에만 집중했다면, 현재는 메뉴판 이미지를 보고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 그릇에 담긴 음식의 플레이팅을 감상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하는 과정 등 식당을 이용하는 행동양상이 확장된 것이다.

◇ ‘푸드스타일링’과 ‘푸드스타일리스트’

대중에게 낯선 음식이라도 메뉴판 안의 먹음직스러운 음식의 이미지는 고객에게 음식 맛의 예상치를 안내한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확장된 행동양상에 또 다른 재미요소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서비스 트렌드는 우리 사회에서 1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현상중 하나이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푸드스타일링은 사회적으로 전문영역으로 인식되었고,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주목받을 수 있는 토대를 견고히 해 주었다.

푸드스타일링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요리와 그릇의 아름다운 조화로움이다. 즉, 요리와 그릇의 전체적인 균형, 색상, 모양, 질감, 크기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담아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푸드스타일링은 음식에 따라 담는 식기나 소품을 선택하고 요리의 색상과 구도, 짜임새들의 조화를 판단하여 음식이나 식품의 특성을 살려 고객이 먹고 싶다는 충동을 우발시켜야 한다. 또한 음식에 디자인 원리를 적용하여 재료의 순수함과 요리의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아름답게 음식을 디자인하며, 이미지로도 요리를 느낄 수 있도록 미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최근 푸드스타일링은 풍요로운 식생활, 다양한 식공간을 제안하는 과정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고객을 대상으로 쾌적한 식사가 가능한 식공간을 기획하고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는 활동까지도 푸드스타일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즉, 음식의 소비 형태는 다각화, 세분화 과정 등을 통해 계속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숲속주방에서 만난 푸드스타일리스트 배지현 대표(영주네별장)는 ‘로컬의 미래는 지역 생산품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서부터 설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10년 이상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일 해오면서 농부님들의 땀과 노력에 비해 지역농산물의 가치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인구문제와 맞물려 지역농산물의 생산주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도 발견하게 됐죠. 우리 땅에서 자란 건강한 농산물이 줄어든다는 건 직업 자부심이 강한 저에게는 새로운 공포였어요. 그래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마음먹고 경북 영주에 새로운 터전을 만들게 됐습니다.”
 

배지현 사진1
푸드스타일리스트 배지현대표가 영주 자연주방(영주네별장)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생소한 직업세계였던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

배지현 대표는 홈플러스, CJ, 풀무원, 롯데, 일동후디스 등 유명 대기업과 작업한 화려한 이력 보유자이다. 배대표가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어린이들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 방법을 연구하게 된 배지현 대표는 푸드스타일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건강한 식재료를 거부감 없이 접했으면 좋겠다는 진정성이 그 시작이었다.

푸드스타일링 전문가들을 따라다니며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던 어느 날, 우연치 않은 기회에 푸드스타일링 어시스턴트로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날 매료된 푸드스타일링의 매력은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은 엄청난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치원 교사였던 당시의 저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일링에 정말 자신 있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참여하게 된 전문 스타일링 작업에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어른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샘솟았죠. 그날 이후 저는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꿈을 꾸게 되었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게 됐습니다. 그게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푸드스타일리스타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배대표는 전문성 신장을 위해 우리나라 전통식생활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저는 제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전통음식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세계무대에서도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때의 선택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저만의 작품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저의 가장 큰 무기는 우리나라 자연발효음식과의 조화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일을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스타일링의 결과는 피드백이 정말 빠르고 확실했어요. 소비자 반응이 늘 즉각적이었거든요. 제가 스타일링한 음식이 매출상승으로 이어졌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감동보다도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을 하면 할수록 빠져들게 됐죠. 제가 저만의 스타일링을 위해 경북영주까지 오게 된 이유도 이 일의 매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주를 로컬 베이스캠프로 삼은 이유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이력이 다양화되면 될수록 원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지현 대표는 음식을 통한 새로운 감동과 흥미를 어떻게 이끌어내면 좋을지 고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활동당시 지역에서 농산물이나 2차 가공품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 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하고 표현해 내야 할지가 저에게는 늘 숙제였어요. 돌이켜보면 지역을 잘 몰랐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었죠. 지역의 이야기를 충분히 담지 못한 채 작업을 이어나가다 보니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역에 스며들어 스타일링을 다시 연구해 보기로 마음먹게 됐죠.”

그리고 영주라는 지역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내륙지역인 영주에서 문어가 유명해진 이유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영주는 내륙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문어가 유명해요. 1959년, 영주와 강릉을 잇는 영동선이 개통되면서 상인들이 강릉, 묵호, 속초에서 잡은 문어를 기차로 나르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문어가 숙성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수도권과 지역을 잇는 중간지역인 영주의 숙성문어가 유명해졌죠. 저는 제가 지역의 가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데 영주가 중간지역으로서 탁월한 입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역할은 앞으로 제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성장하는데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죠”

영주에서 자연주방을 구축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푸드스타일링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푸드스타일리스트 배지현 대표는 우리 먹거리의 가치를 보다 가치롭게 만들어주는 지역의 수호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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