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문화 체험으로 다시 열광하는 ‘도심 잼버리’
[사설] K-문화 체험으로 다시 열광하는 ‘도심 잼버리’
  • 승인 2023.08.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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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을 떠나 도심 속으로 들어온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K팝을 비롯한 K-문화 투어로 바뀌면서 대원들의 탄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다. 지난 8일 국제적 망신을 샀던 전북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전국 8개 광역단체로 철수한 스카우트 대원들은 조기 퇴영의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도심 속 잼버리’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은 기간이라도 완벽한 대회 진행으로 실추된 코리아의 명예를 되찾아야 한다.

서울에 둥지를 튼 대원들은 경복궁 등 한국의 문화유적을 즐겼고 청와대도 방문했고 K팝 댄스 수업도 받았다. 대전에서는 각국 대원들이 시민들과 어울려 하이파이브를 하며 K팝을 함께 불렀다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잼버리 참가자 1천여명에게 수도권 소재 연수원 4곳을 제공했다. 삼성, SK, LG, 포스코, 롯데, 대한항공 등도 사내 연수원을 숙박 시설로 제공했다. 이들 기업은 홍보 차원에서도 결코 손해는 아닐 것이다.

새만금은 기존 매립지 대신 갯벌을 장소로 정하고 매립공사에 3년간 1천846억 원을 쏟아부었다. 그러고도 나무 한 그루 없는 진흙탕에 잼버리 행사장이 됐다. 화장실 위생 같은 기초적인 준비조차 되지 않았다. 잼버리 관련 회의록에는 당시 정부와 전북도 관계자들이 잼버리 참가자들의 편의보다 새만금 개발을 우선시한 정황이 그대로 기록돼 있다. 거기다가 관계자들은 새만금 예산으로 해외 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다.

정부는 내년 1월 9일부터 2월 1일까지 14일간 열리는 2024년 강원 겨울 청소년올림픽을 유치해 놓았다. 그런데 기반시설 등의 준비가 태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참가 선수들은 대회 개막 2∼3개월 전부터 전지 훈련을 위해서 입소한다. 그런데도 아직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다니 새만금 잼버리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엄청난 국가 예산을 써가며 대형 행사를 유치해 놓고 막상 준비에는 소홀하다.

새만금 행사장 시설 미비는 이미 전 세계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졌고 한국의 체면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그래도 후반부의 도심 잼버리로 손실된 체면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어 다행이다. 잼버리 행사가 끝나면 관련 기관에 대한 대대적 감사가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와 부안군 의원이 해외 연수를 간다니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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