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잼버리 파행 책임 놓고 또 소모적 정쟁인가
[사설] 잼버리 파행 책임 놓고 또 소모적 정쟁인가
  • 승인 2023.08.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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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새만금 잼버리의 초반 파행 책임 문제를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를 두고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여가부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 사퇴 및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이를 정쟁화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현 정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정확한 책임 규명과 성찰은 뒷전이고 당리당략을 위한 여야 간 소모적 공방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김관영 전북지사가 14일 잼버리 새만금 야영장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같은 날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했다. 잼버리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윤덕 민주당 의원도 두 차례나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여성가족부도 감사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의 ‘네 탓 공방’ 공방과는 달리 잼버리 기획과 운영 책임자들의 자성과 사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여야의 네 탓 공방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새만금으로 우리는 국격과 긍지를 모두 잃었다”며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했다. 현 정부 책임론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한 신문 사설의 표현을 이용해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유종의 미를 거둔 사람들에게 감사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잼버리 최대 쟁점은 1천171억 원의 잼버리 예산과 11조 원에 이르는 잼버리 관련 SOC 지원이다. 전북도는 잼버리 참가자의 편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8천77억 원,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 1조9천200억 원, 새만금 신항만 조성 3조2천억 원 등 모두 11조 원에 육박하는 SOC 예산을 받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SOC 예산 확보를 위한 도구로 잼버리를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리적인 의심이다.

잼버리 초반 파행은 결코 소모적 정쟁거리가 아니다.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 때문에 ‘부산 엑스포 유치는 물 건너갔다’는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책임이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 발언도 국가 원로가 할 말은 아니다. 모든 관계자가 자성해야 한다. 감사원의 발표를 보고 책임 소재를 따져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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