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험문제 장사’ 교사까지…무너지는 교육 현장
[사설] ‘시험문제 장사’ 교사까지…무너지는 교육 현장
  • 승인 2023.08.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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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 상당수가 돈을 받고 사교육 업체에 모의고사 문항을 팔거나 교재 제작 등에 관여했다고 교육부에 자진 신고했다는 보도이다. 교사가 돈을 받고 ‘시험문제 팔이’를 했다는 것이다. 정말 기가 막힌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다반사이며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갑질해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제는 교사마저 시험문제를 팔아 사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교육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21일 교육부는 사교육 업체와의 유착 등으로 영리 행위를 한 현직 교원 297명이 총 768건의 거래 사실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달 1∼14일 ‘최근 5년 이내 사교육 업체와의 거래 사실’을 자진 신고받은 결과다. 유형별로는 모의고사 문항 출제가 537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재 제작 참여 92건, 강의·컨설팅 92건 등이었다. 신고자 중 5천만 원 이상을 받은 교사도 45명이나 됐다. 대다수가 고교 교사였지만 중학교 교사도 있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신고한 교사는 경기도 모 사립고교의 수학 교사이다. 그는 2018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시중 7개의 학원 등에 모의고사 시험문제를 만들어 주고 모두 4억8526억원을 받았다 한다. 이쯤 되면 어느 것이 주업이고 어느 것이 부업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전체 신고 건수 중 교사 188명의 경우는 법에 정해진 ‘겸직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신고하지 않은 건수가 얼마나 더 될지 예측을 할 수 없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이초교의 한 20대 여교사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는 성추행까지 당하는 현실이다.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학생들 앞에서 부리는 일도 흔하다. 지난 11일에는 교육부의 한 5급 사무관이 초등생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자기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며 왕자에게 대하듯 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금 우리 교육은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완벽하게 삼위일체로 무너지고 있다. 교육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교육 현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시험문제 장사’에 대한 추가 감사에 나서서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중징계해 유사한 불법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관심과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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