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정치 군상(群像)들
[대구논단] 정치 군상(群像)들
  • 승인 2023.08.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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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남에게 밑지지 않는 굳은 의지를 가지자’ 중학 시절의 급훈이다. 말끔한 신사복에 흐트림 없는 머리, 유머스러한 담임 선생님은 아침 조회 때 마다 우리들을 기립시킨 채 급훈을 복창시켰다. 그때는 시키는 대로 외우기만 했지 선생님의 참뜻은 알지 못했다.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남에게 뒤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로 받아들였다. 지금 시각으로는 경쟁사회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많은 인간 군상들이 있고 우리는 인간 군상에 섞여 산다. 군상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소설이다. 사실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사회에서 연출되고 있는 그럴듯한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시대적·환경적 측면에서 인간 군상들의 자기실현 행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려고 한다. 소설이 실상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SNS가 인간군상의 중심에 서 있다. 많은 정보를 나누면서 자기실현의 터를 잡고 그 권역을 넓히려고 애쓴다. 시대변화는 인간군상의 문화를 바꾸기도 한다. 이른바 전문화 사회로 발전되면서 특정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인간군상의 위상과 역할이 상승되면서 전문가 그룹에 속하지 않는 측들은 처지게 마련이다. 한 예를 들면 사회에 여러 직종이 있지만 권력 지향의 변호사 군상들은 정치계에 들어오면서 그 위상을 높혀가고 있다. 국가 사회를 구성하는 체제 가운데 법을 꿰뚫으면서 자기실현을 도모하는 군상들이 위법·불법을 일삼고 권력을 활용하여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작태를 보면 변호사라는 직이 아깝다.

정치 군상들의 작태를 살펴보자. 정치의 본래적 가치는 국가체제를 지도하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지금같이 정치 군상들의 자의적 활보가 왕성할 때가 있었던가. 정치 군상들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하고 어지럽게 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정당에 대한 호불호를 논하는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불경이다. 검찰에 피의자로 불려가면서 국가와 사회 전반적인 사회체제를 짓밟고 법체계를 완전 허물고 있는 막가 철판 정치를 밥 먹듯 하는 한 정치 군상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법치국가라고 부를 수 있을까.

변호사 했던 사람이 정치물을 먹고 법망을 요리조리 교묘히 피해 가는 양상을 보면서 사기꾼 앞에 선 기분이다. 국회의원도, 야당 대표도 아주 쉽게 한 정치 재주꾼인 이 군상은 도저히 정치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될 인물인데 추종 정치 군상들은 그의 보호에 총대를 메고 각종 언론에서 그의 주군 보호에 목숨을 걸고 있어 국회의원 배지를 뺏고 싶다. 최근 야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되던 날 마이크가 설치된 단상 위에서 지지 군상들에게 검찰 국가가 죄 없는 자기를 정치적으로 매장하려 하고 있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전과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기소당한 범죄 내역도 분명한 것 같은데 검사 앞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자기 진술서만 믿으라고 억지를 부린다. 법망 모면에 기술자인 변호사의 지능이다.

국민들은 답답하다. 몇 번이나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물이 시원찮다는 피의자와 그 변호사, 야당의원들의 억지 반박으로 국민들을 의아심 속으로 밀어 넣는다. 언론과 TV에 속한 군상 중에는 피의자 당 대표를 옹호하는 듯한 정보를 내 보내 정보 수신자의 판단 능력을 흐리게 하려 든다. 어쨌든 국민들은 검찰의 빠른 결론을 기다린다.

필자는 잠시 생각했다. 민주주의와 자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검찰에 불려가는 정치 군상들의 자유의 범위의 내용은 무엇일까. 변호사의 지식으로 법망을 잘 빠져나가면서 단골 메뉴인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 시민들 앞에서 마이크로 자기변명과 사기 정치를 하는 것은 불법이나 위법, 부당행위는 아닌지. 검찰청사 앞에서 개 딸 들, 지지자들에게 비폭력 혁명 운운하면서 거짓과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선동 연설은 민주국가에서 용인되어서는 안 될 정치 군상들의 술책이다. 당을 혁신한다는 위원회는 반대파를 죽이기 위한 악의적인 정치술수를 만들었다, 국회의원을 더 해 먹기 위한 정치 군상들의 눈에는 전과자, 기소중인자, 구속 영장 청구 대상자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정치 군상의 보스에게 충성하고 있다. 옥중에서도 보스가 공천권은 줄 것이란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치 군상들 거의 모두가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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