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습관이 부르는 만성통증과 치료
[건강칼럼] 습관이 부르는 만성통증과 치료
  • 박용규
  • 승인 2023.08.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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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류상욱
류상욱
바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어디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유난히 무리한 것도 아닌데 콕 찝어 설명할 수는 없는 불편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늘 가던 골프 연습장을 가서 늘 하던 대로 운동한 것뿐인데 손목이 시큰거리고 팔꿈치가 찌릿하고 팔이 안 올라가기도 한다. 평소랑 똑같이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허리에 갑자기 번개가 치는 기분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누구나 겪은 일이다. 막상 이럴 때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 참 애매모호하다. 그럴 때 가야 하는 병원이 바로 통증의학과이다.

사석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이 나에게 “통증의학과는 무엇을 하는 곳이냐”부터 “거기서 주사 맞으면 뼈 녹는 것 아니냐”하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여전히 통증의학과를 낯설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통증의학과는 한마디로 ‘느닷없는 내 몸의 통증’이 궁금할 때, ‘원인 모를 통증’으로 두려울 때 가야 할 곳이다. 그리고 미리 말하는데 통증의학과의 주사로 뼈는 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쓰는 치료법 이외의 다른 종류의 치료도 여러 가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통증의학과는 비수술적 치료를 추구한다. 특정한 질환에 대한 평균적인 치료 횟수와 효과에 대한 수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통증의학과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근간으로 하기에 다소 이른 수술을 권하지도 않고 수십회의 패키지 치료를 권하지도 않는다.

치료 후에 의사의 처방대로 움직이고 그 자세만을 유지하고 잠도 그렇게 잔다면 분명 빠른 통증 완화와 결과의 지속을 보장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환자분은 생업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잠잘 때만큼은 의식할 수 없는 상태에서 좋지 않은 자세로 잠드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결코 치료의 횟수나 방향성을 미리 단정지을 수 없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 생긴 통증의 경우 사실 평소 안 좋은 습관과 자세의 누적이 불러온 비극이다. 신체 특정 부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적된 압박은 그 부위와 주변에 많은 손상을 끼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쇼파에 누울 때 쇼파 팔걸이에 목을 괴는 자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 뿐만 아니라 어깨와 등 그리고 허리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는 자세이다. 별다른 것을 하지도 않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손을 많이 쓴 것도 아닌데 갑자기 손목이 시큰거리는 경우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지 한번쯤 되짚어보면 좋을 것이다.

인체의 모든 관절은 소모품이다. 치아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충치가 생겨 그 부위를 갈아내면 두 번 다시 그 치아는 처음의 모양으로 돌아갈 수 없다. 치아는 대신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결국 임플란트를 하게 되지만 관절은 근육을 키워 관절에 주는 부담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다른 어떤 인체 부위도 회춘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근육만큼은 나이 70이 넘어서도 새롭게 키울 수 있는 정말 소중한 부분이고 닳은 관절과 인대 대신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통증이 지속되어 통증의학과를 내원하게 될 경우 주사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증의학과의 주사는 뼈를 절대 녹이지 않는다. 통증의학과 전문의는 누구보다 주사에 있어서 전문가이고 신경차단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주사요법은 디스크와 같은 만성화 된 질환에 표준화된 치료법이다. 특히 급성염증의 경우 이러한 주사치료가 매우 효과적인데 그저 스테로이드제만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유착을 방지하는 유착박리제 계열의 약물도 혼합·희석 후 사용하여 안전하고 효과 빠른 치료를 추구한다. 염증을 방치하여 만성화되는 것보다 적절한 시기에 올바르게 대처하여 추가적인 손상과 염증의 확장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다. 며칠 쉬고 나면 나아지겠지라는 마음이야말로 병을 키우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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