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중심’ 조직개편 앞둔 경찰 내부 어수선
‘치안 중심’ 조직개편 앞둔 경찰 내부 어수선
  • 이지연
  • 승인 2023.08.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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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흉악범죄 대응 지시에
경찰청, 치안인력 확대 배치 검토
현장 투입 가능 경찰력 20% 불구
지구대·파출소 인력 투입 불가피
“반길 사람 없어” 불만 목소리
고위직 인사 미뤄져 혼란 가중
최근 잇따른 이상동기 범죄에 경찰 치안 활동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흉악범죄 대응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치안 중심의 경찰 인력 개편 적극 추진’ 지시가 더해지면서 조직 재편을 두고 경찰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다.

7월 예정이던 치안감 이상 고위직 인사도 무기한 연기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본청과 18개 시도청, 일선 경찰서 인력의 지구대와 파출소 재배치를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흉악범죄가 이어지고 온라인 살인예고글 등 모방범죄에 시민 불안감이 높아지자 정부와 경찰이 치안 활동 강화를 위한 인력 배치 조정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주례회동에서 “경찰 본연의 업무는 현장 치안”이라며 치안 중심의 경찰 인력 개편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일각의 인력 확충 문제에 대해선 “이미 늘어난 경찰 공무원을 더 늘리는 것은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인력 재배치 주문에 힘을 실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지구대와 파출소의 근무시스템을 개선하고 지역배치를 효율적으로 운용해 현장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4만명 경찰력 중 현장 치안활동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사실상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구대와 파출소 인력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력 재배치를 위해 일선 서의 일부 기능이 다른 과나 부로 통폐합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조직 재편안 움직임에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속속 나온다. 특히 승진 등 인사를 염두에 두고 준비해온 경정급 이하 경찰관들은 말 그대로 힘이 빠진다는 토로다.

익명의 대구 한 경찰관은 “조직 재편으로 어느 부서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어수선하다. 지구대 근무 기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조직 재편안을 누가 반기겠나. 말 그대로 책상 옮겨질까 두려워 휴가를 못 간다는 웃지 못할 농담들이 오갈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대구 경찰관은 “수사는 검찰에서 맡을테니 경찰은 순찰에 집중하라는 의미도 내포된 게 아니겠나. 부서통폐합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변에서는 수사과나 정보과에서 인력 차출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기획 수사를 주로하는 부서의 힘을 빼겠다는 의미”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조직 재편으로 치안감 이상 고위직 인사도 미뤄지면서 혼란을 더하고 있다.

고위직 인사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와 협의를 거치는데 조직까지 재편하면서 승진 및 전보 인사가 언제 이뤄질 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대구경찰청 경우 통상 이뤄졌던 7월 인사가 11월에 한꺼번에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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