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와 순천만 세계정원박람회 무엇이 달랐던가?
[대구논단]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와 순천만 세계정원박람회 무엇이 달랐던가?
  • 승인 2023.09.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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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교수
지방정부 수장의 지도력은 지역사회의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협력하여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해 지역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해야 한다.

이번 새만금에서 시행된 세계잼버리대회와 순천만 세계정원박람회에서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무능한 지도자들과 무책임한 기업이 합작해낸 산물로 인간이 무모하게 자연에 도전한 대가가 어떤 것인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총공사비는 2023년 기준 약 23조 원으로 추산되며, 사업진척도는 2023년 8월 기준 약 65%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시행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1991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갯벌을 메워 409㎢ (용지 291㎢, 호소 118㎢) 세계 최장 방조제로 33.9km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농지,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갯벌과 늪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여름 살인적인 더위에 세계잼버리대회를 새만금 뻘밭에서 개최하여 국제적인 망신을 톡톡히 당했으며, 참가한 세계 각국의 젊은 대원들에게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각인시켜주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새만금 바다 매립사업과 잼버리대회 실패에 대해 정확한 원인 분석과 책임 규명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23조 원이 투입되었고, 앞으로 계속 재정을 투입하여야 하는 사업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거대한 계륵(鷄肋)이 되고 말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제25회 세계잼버리대회를 개최하였지만, 중앙정부의 무지와 지방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처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으며, 더욱 문제인 것은 사업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을 생각은 하지 않고 서로 남 탓을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지금이라도 사업의 실패를 인정하고, 새만금 간척지의 둑을 허물고 바닷물이 들어오도록 하여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여야 한다. 그래서 자연상태로 환원시킨 부분과 간척한 부분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여 실패한 정책사례로 공개하면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전 인류의 생태 체험 교과서로 지구적인 관심을 얻을 수 있게 되며 생태계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에 발목이 잡혀 계속해서 현재 사업을 강행한다면 자연은 더 큰 재앙으로 우리에게 보복할 것이다.

이에 반하여 순천만 정원은 순천만의 역사와 여기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생태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갯벌과 갈대밭을 그대로 살려 국가 정원 1호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올해는 7개월에 걸친 박람회에도 불구하고 연일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2013년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된 후 박람회장을 개조하여 조성된 것으로 그 규모는 230만㎡이다. 정원에는 약 86만 그루의 나무와 장미,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65만 그루의 꽃이 심겨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이를 활용하여 생태, 테마, 세계정원 등 다양한 정원을 구성하였다. 생태 정원은 순천만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 정원으로 철새도래지, 억새밭, 갈대밭 등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이 두 사업에서 관통하는 교훈은 하나는 자연을 보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관계 당국과 시민들의 노력이다. 새만금사업은 교만한 사람들이 무지와 무책임으로 사업에 임하였으며, 그 실패에도 불구하고 교훈을 얻고 반성하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순천만 정원사업은 지방정부의 수장과 관계기관, 시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자연에 대한 지혜를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지방정부 노력이 최초로 중앙행정을 바꾸고, 세계적인 명소로 우뚝 섬으로써 대한민국이 어떻게 선진국을 넘어 선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큰 지혜를 제공하였다. 이 두 사업은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방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지방자치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큰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선도국으로 도약하기는커녕 그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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