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칼럼] 일과 삶의 균형, 행복한 사회복지 출발점
[사회공헌 칼럼] 일과 삶의 균형, 행복한 사회복지 출발점
  • 채영택
  • 승인 2023.09.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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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길
변상길 대표이사
얼마 전 내가 속해 있는 법인에서 하반기 연수를 다녀왔다. 2박 3일간의 일정 중 하루는 각 조별로 자체적으로 계획해서 실행하고, 2일 차에 모두가 한 장소에 모여서 공동체 프로그램과 평가의 시간을 가졌다. 쉼과 멤버십 강화를 위해서라면 적절한 일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조직과 구성원들이 참 많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의 연수 프로그램 대부분이 전문성과 조직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학습과 가치 내재화 중심의 활동이었지만 이제는 구성원들의 쉼과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활동들로 채워지고 있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조직이 기대하는 구성원의 자질 또한 많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주제가 되었고 사회복지 현장도 마찬가지다. 헌신과 일에 대한 열정만이 귀한 현장의 가치라 여겼던 생각들은 말 그대로 과거의 낡은 생각이 되었다. 이제는 일과 삶을 구분하고 그 두 개의 적절한 조화가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들은 모든 것을 쏟아 붓고 그만큼의 댓가를 받는 일자리보다는 자신의 열정과 가치에 부합하는 일을 추구하며, 해야 하는 일 만큼 좋아하는 것도 함께 할 수 있는 직업과 업무를 찾는다고 한다. 사회복지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직업의 만족도 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근로시간의 유연성과 업무 시간 외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중요시하고 자기계발과 교육에 투자하고,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회복지현장에도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자유로운 근무환경과 워라밸 (Work-Life Balance)은 필수적인 경영조건이 되고 있다. 새로운 유연근무 형태, 복지 혜택, 휴가 정책 등이 도입되면서 일과 자신의 삶을 조화롭게 이어갈 수 있는 창의적이고 개별화된 방식을 추구하며, 그들의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는 일을 찾고자 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과거의 조직 및 과업중심의 문화에서 머물러 있는 사회복지현장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전적으로 옳은 일이고 과거의 문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 우리 시대와 구성원들의 요구와 이해에 맞도록 조직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몇 해 전만 해도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매우 드물고 약간의 의아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시선들이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처음 변화가 어려울 뿐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제도에 대한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하게 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은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조직이 발전하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건강하고 가정이 행복한 구성원들이 조직에 오랫동안 기여할 수 있다면 그 조직은 성장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 즉 사람을 얻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연한 사고와 변화에 대한 개방성이 더욱 중요하게 와닿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젊은 세대가 가진 생각과 요청에 개방성을 가지는 조직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복지종사자가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여, 그 조직과 우리가 돕는 분들, 나아가 사회가 행복해지는 좋은 변화가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변상길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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