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소비자 물가 상승
[수요칼럼] 국민들을 힘들게 하는 소비자 물가 상승
  • 승인 2023.09.1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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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민족의 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마냥 추석이 서민들에게는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듯하다. 그 이유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소비자 물가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보았을 때 112.33으로 전월 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4% 상승한 수치이다. 통상적으로 추석이 다가오면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명절을 준비하는 서민들에게는 커다란 고통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생활물가지수(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의 물가지수)는 114.63으로 저년 동월에 비해 3.9% 오른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중에서 신선식품지수(생선, 해산물, 채소나 과일 등)는 전월대비 9.9%, 전년 동월대비 5.6%로 나타나 추석을 준비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경제적 압박감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추석 대목이 되면 신선식품 물가는 더 오를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2.64로 전년 동월 대비하여 3.4% 오른 것으로 나타나 우리 지역의 시민들 또한 물가상승의 압박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나날이 상승하는 반면, 가구 소득은 좀처럼 증가하고 있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상용직 일자리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중 36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취업자는 2023년 8월 기준 약 1천 4백만 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반해 36시간미만의 근로자는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 시장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노동시간의 감소는 소득의 감소와 직결되어 있기에 고용률이나 실업률과 무관하게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실제로 2023년 8월 실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6.7% 감소하였지만 정작 체감하는 노동시장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소비자물가의 상승과 고용의 문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 되풀이 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숙제 중 하나이다. 명절 대목이 되면 정부나 지자체는 물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정작 물가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상승하였기에 단기적으로 관리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것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관련해서 통계적 지표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고용의 질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추세는 결국 국민들의 고통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 월급은 늘지 않고 물가만 상승하는 형국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 전반에 걸친 구조에 대한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단기간에 걸쳐서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치 시스템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점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취약함이 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장기적 플랜을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모든 정책을 뒤집는 것은 대한민국의 장기적 변화를 저해하는 요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한민국의 일자리 생태계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튼튼한 중소기업이 많이 생겨야 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한다면 결국 고용의 양과 질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이는 단기적으로 볼 때는 대한민국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일 것이다.

조속히 대한민국의 경제가 국민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되길 희망한다. 또한 명절이 부담이 아닌 행복으로 보낼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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