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출산장려, 국가 사회 전 체제가 나서야 한다
[대구논단] 출산장려, 국가 사회 전 체제가 나서야 한다
  • 승인 2023.09.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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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중국보다 인도가 인구가 많다는 기사를 보면서 인구 많은 나라가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인도는 일찍이 디지털 첨단 분야에서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노인보다 젊은이들이 많은 것,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영어를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인도의 큰 자랑이다. 인구는 국가발전의 바로미터다. 출산율 저하는 미래 국가의 재앙이다. 해마다 수십조 원 넘는 돈을 인구증가, 출산율 정책에 쏟아붓고 있지만 그 효율성은 미미하다.

2021년 유엔인구기금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98개국 가운데 2년 연속 꼴찌다. 출생률은 세계 최저인 0.78명까지 떨어졌다. 첫째 아이 출산연령도 32.2세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해마다 약10%의 출산율이 줄고 있는 점이다. 출산율은 나와 상관없는 일로 간주되어 관심이 멀어질 수 있지만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24년도 공립유치원·초등학교 교사 신규 임용계획을 보면 세계 최악 저출생 영향으로 유치원 원아 수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유치원이 속출하고 초등학교 신규교사도 404명이나 덜 뽑아 저출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는 개인적 당사자의 문제 같지만 사실상 매우 복합적인 사회구조적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일견, 결혼 당사자의 경제 능력이 결혼을 좌우하는 키라고 하지만 결혼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의식변화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집 걱정, 아이 교육비, 등등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결혼 후에도 함께 벌어야 되는 압박감으로 출산이 자연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결혼 문화에 대한 국민 의식에 변화를 불어넣을 대책이 필요하다. 젊은 층의 결혼, 출산에 대한 행태를 변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생각해 보자. 개인적인 문제가 사회적 문제, 국가적 재앙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국가가 할 일,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 기타 직능단체가 할 일 등 좀 더 디테일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자. 결혼과 출산율은 동전의 앞뒤다. 어려운 것은 결혼도 출산도 여느 3자가 간섭할 수 없는 개인적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국가의 정책이 소극화 될 수 밖에 없다. 중앙이나 지방정부의 출산 지원정책은 예산 지원에 달려있을 뿐이지 다른 대안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국가·사회 전 체제가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을 터놓고 꾸준히 강구하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

최근 한 기독교 교단에서 출산 장려책을 내놓았다. 출산을 조건으로 정부가 신혼부부에게 2억 원을 융자해 주고 3년 내 첫째를 출산한 경우 1억 원을 무상 대여하고 6년 내 둘째를 출산하면 전액을 무상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구체화 하기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교단을 중심으로 ‘결혼장려비 지급 100만명 서명 운동’을 전개한다는 내용이다. 문화적 사회체제인 기독교 단체에서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에 동의하면서 어느 한 교단에서 벗어나 교단과 모든 교회단체가 결혼 적령기에 있는 젊은 신앙인들에게 기독교 정신에 따른 결혼관을 갖도록 하는 교회 자체 운동을 전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신앙과 결혼 등 출산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지만 기독교 신앙관에 입각한 결혼 내지 출산은 개인적인 신앙과도 깊은 관계가 있고 국가 사회 정책에도 부합되고 성장하는 자녀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을 창조한 신은 부부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축복’했다. 여기에는 결혼과 출산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 말하자면 기독교인이 신앙 정신에 맞춰 결혼·출산계획을 세우는 일은 매우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계획에는 교회 청년들에게 성경적으로 접근하는 교역자들의 협조와 노력·실천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교회의 선명성이 점점 희박해 지고 교회 지도자들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그들이 얼마만큼 출산장려에 관심을 가져줄지는 미지수다. 출산율 장려를 위해 교회가 앞서는 일은 종래에 없었다. 한 기독교단체의 신혼부부에 대한 융자 아이디어도 매우 유익하지만 결혼과 출산이 기독교정신에 매우 부함됨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탄식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정부는 국가 사회의 전 체제가 인구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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