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부자가 된 대한민국 진정 행복하십니까?
[대구논단] 부자가 된 대한민국 진정 행복하십니까?
  • 승인 2023.10.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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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1953년 6.25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에서 2023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여 세계 많은 국가가 부러워하고 있고, 한류열풍이 대한민국의 존재감을 더욱 높이면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국사랑에 빠져 있다. 이처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나라에서 본받으려는 나라로 성장하였다. 그렇다면 부자가 된 대한민국은 과연 행복한 나라가 되었는가?

국민총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 Index: GNH)는 국가의 발전과 경제 성장만을 측정하는 GDP(Gross Domestic Product)와는 달리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기반으로 측정된 지수이다.

이 개념은 ‘부탄’ 왕국에서 처음 도입되었지만,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관점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지표는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에서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반영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교육 수준, 사회적 연결성, 환경 지속가능성, 삶의 만족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GNH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적 발전과 삶의 질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은 1인당 GDP가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고, 기대수명도 80세를 넘어서는 등 경제적 발전과 삶의 수준 측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 따라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총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삶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우울증 이른바 홧병 등이 높은 국가로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여 대한민국은 총행복지수가 낮은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총행복지수는 5.95점으로 조사 대상 137개국 중 57위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2022년 대비 2순위 상승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대한민국의 총행복지수가 낮게 평가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든 것을 경쟁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며,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도 점수대결을 벌여야 직성이 풀리는 극한 경쟁의 사회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치열한 학교 교육과 수학능력시험을 시작으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불필요하게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로 구조화되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삶의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대한민국은 소득 불평등이 심한 국가로 고독사를 포함한 사회적 고립도 큰 문제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다양한 장점과 동시에 쉽지 않은 도전적인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1960년대 이후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 왔고, 세계적인 기술 선도국가로 도약하고 있으며, 쉬운 한글로 세계 최저의 문맹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높은 대학 입학률과 세계적인 대학들을 포함하여 우수 교육기관도 많이 있다. IT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선도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도로 발달한 인터넷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국경을 넘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 노동력 부족과 사회복지 부담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소멸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 더구나 사회적 격차와 부의 불평등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과 노인 자살률의 증가는 사회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지나친 도시화로 인해 농어촌지역의 인구소멸을 넘어 지방소멸이 가속되고 있으며,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갈등이 사회의 불안요소를 확대재생산 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룩하였다. 오직 경주마처럼 앞으로만 내달리는 데 집중하여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경제 성장에만 집착한 나머지 국민이 행복하지 않은 이른바 돈을 벌어 지옥을 사는 꼴로 바뀌어 가고 있다. 따라서 물질적인 풍요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웃과 함께 잘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더 많은 역량을 집중시켜야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풍요의 시소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 전 국민이 행복한 선도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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