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Z세대와 소방
[기고] MZ세대와 소방
  • 승인 2023.10.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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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모 대구 달성소방서장
지금 세계는 K-Pop, K-Food, K-Drama 같은 K-문화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의 문화를 동경하며 대한민국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지난 역사에서 찾을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인데 K-문화의 핵심에는 MZ세대의 창의성이 있을 것이다. MZ세대는 세계를 자유롭게 누비며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대한민국 MZ세대는 세계에서 가장 활달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어디서든 MZ세대가 화두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의 인적 구성을 보면 입사 5년 차 안팎에 해당하는 소방사, 소방교 계급이 전체 인원의 40%에 이르며, M세대에 해당하는 소방장 계급까지 포함한다면 MZ세대는 전체 인원의 60%를 훌쩍 넘는다. 이제 MZ세대는 우리의 현재이고 또 미래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건대, 기성세대는 신세대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그들의 창의성을 배울 필요가 있고 신세대는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배울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현장을 누빈 선배로서 MZ세대 후배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보태고자 한다.

먼저 소방공무원의 공적 역할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고사성어 가운데 '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이라는 표현이 있다. 백 리를 걷는 이는 구십 리를 반으로 친다는 표현으로서, 무슨 일이든 끝마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장은 항시 치열하고 긴박한 전쟁터와 같아서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때가 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공무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했으면 하고 바란다.

또한 공자는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우리 소방 조직에는 다양한 업무가 있다. 능력을 갖춘 인재가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어서 전문성을 갖춰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내가 위험에 처하거나 곤경에 빠졌을 때 도와주고 구해줄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 동료들이다. 동료를 소중하게 여겼으면 한다. 대하는 사람마다 더 정중하고 친절히 대하라고 전하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보면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인내해야 할 때가 있다.

MZ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다. 내 사무실은 항상 열려있다. 37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면서 나의 시간도 깊은 가을 어디쯤 있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초임자였던 봄과 들끓었던 여름, 가을의 초입을 지나서 깊은 나날을 거닐고 있다. 풍요로웠다. 또 고요하고 적막함이 느껴진다. 이 깊은 가을이 오랜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고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MZ세대의 미래에 풍성한 수확의 기쁨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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