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성취의 흰지팡이로 하나된 축제
자립·성취의 흰지팡이로 하나된 축제
  • 류예지
  • 승인 2023.10.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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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각장애인 복지대회
흰지팡이날 기념식·문화 행사
장애인·봉사자 함께 어우러져
노래자랑·게임 즐기며 ‘함박웃음’
복지 증진 기여 유공자 표창도
시각장애인복지대회1
12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시각장애인 복지대회에서 안대를 쓴 시민들이 흰지팡이를 짚고 고깔찾기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흰지팡이는 절망 속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즐거운 날이에요”

12일 오전 10시께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는 오는 15일 ‘제44회 흰지팡이날’을 기념해 대구시각장애인 복지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시각장애인연합회원과 안내자, 직원 등 1천500여 명이 가을날의 축제를 즐겼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한 손에는 흰지팡이를, 한 손에는 안내자의 손을 꼭 잡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부스에서 친구들과 막걸리를 한잔 기울이는가 하면, 흥겨운 노래 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협회에서 준비한 무침회와 부침개를 배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오전 11시 기념식이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흰지팡이 헌장 낭독과 시각장애 복지증진에 기여한 봉사자와 후원자, 시각장애인 등에 대한 각종 표창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관 대구시 복지국장과 이영애 대구시의회 부의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등의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회사에 나선 김재룡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자립과 성취’를 의미하는 흰지팡이는 절망 속 우리에게 큰 용기를 준다. 지팡이를 잡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생긴다”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근심을 떨쳐버리고 하나가 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노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시각장애인 어르신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 조성을 위해 시와 각 지자체가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는 2부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신나는 노래 소리와 함께 운동장 전체는 회원들의 환호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무대에서는 각 소속 지회의 노래자랑이, 운동장에서는 훌라후프 돌리기와 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이인삼각 달리기, 안대 쓰고 고깔 찾기 등의 문화게임이 진행됐다.

게임 후 참가상을 받아 들고 나오던 정부용(79) 씨는 “선선한 가을날 친구들과 모이니 기분이 좋아 낮술 한잔했다. 족발, 무침회 등 안주도 다양하다”며 “협회가 항상 행사를 잘 준비해 줘 고맙다. 신나게 놀고 갈 예정”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인삼각 달리기를 하던 한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는 함께 고꾸라진 후 한참을 깔깔 웃기도 했다.

올해로 봉사한 지 15년째라는 자원봉사자 양희남(70대) 씨는 “어르신들이 다들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보람차다”며 “자원봉사지만 노는 것처럼 재밌고 행복하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행사는 오후 4시께 시상식과 행운권 추첨을 끝으로 폐회했다.

한편 ‘흰지팡이날(10월 15일)’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이번 행사는 대구시각장애인협회 주최로 시각장애인의 자발적인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사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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