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10건 중 3건 원인 불명…책임은 누가?
식중독 10건 중 3건 원인 불명…책임은 누가?
  • 유채현
  • 승인 2023.10.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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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소재 불분명 보상 못받아
식중독 연 손실비용 1조 8천억
개인 부담 비용 1조 6천억 달해
잇따라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 10건 중 3건은 명확한 감염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 탓에 보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직접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확인된 식중독 발생 건수는 695건으로 총 1만1천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식중독이 발생한 대부분의 장소는 식당이나 급식소 등 식품을 제공하는 다중이용시설에 해당했다.

다만 이 가운데 식중독 감염 원인균을 규명한 비율은 2019년 64.3%, 2020년 70.7%, 2021년 76.3%인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적으로 식중독 10건 중 3건은 증상을 유발한 원인균조차 밝혀지지 않은 셈이다.

통상적인 식중독 조사는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와 음식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균이 검출되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보존식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 식중독 유발 경로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또 의무적으로 보존식을 보관하는 식품제공업소의 경우에도 음식이나 식기류 등에서 원인균이 발견되지 않으면 식중독 감염 책임에 대한 소재가 불명확해진다.

이렇다 보니 식중독에 대한 책임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해당 시설에서 피해 보상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인 규명이나 보상 주체를 특정할 수 없으면 피해자가 스스로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에 따른 연간 손실비용 1조 8천억원 중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1조6천억원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의 비용이 입원이나 병원 방문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달 대구 남구의 한 대학교 구내식당을 이용한 교직원, 학생 60여 명이 집단식중독 증세를 호소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남구 보건소에 따르면 설사, 복통 등 증상을 호소하는 67명 중 14명에게서 식중독 유발 대장균이 검출됐다.

다만 구내식당이 제출한 보존식과 식기류 등에서 동일한 식중독균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감염 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대학교는 구내식당 운영 위탁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는 한편 피해를 호소한 학생과 교직원 가운데 병원 치료를 받은 피해자에 한해서만 업체를 통한 실비변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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