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3·4선 한다고 호랑이 되지 않아”
이준석 “3·4선 한다고 호랑이 되지 않아”
  • 채영택
  • 승인 2023.10.18 14: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경 亞포럼21 정책토론회
지역 정치에 대해 아쉬움 토로
“대구가 바뀌면 수도권도 변화
국힘과 헤어질 결심 하지 않아”
이준석전국민의힘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대구아트파크에서 개최된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채영택기자

“새끼 때부터 호랑이는 호랑이고, 고양이는 고양이입니다. TK의 많은 국회의원들이 ‘3, 4선 선수(選數) 더해지면 나도 할 말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넌센스입니다. 밥을 많이 먹더라도 새끼 고양이는 비만 고양이가 될 뿐 호랑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지역 정치와 지역 정치인의 현실에 대해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무현·김영삼·김대중 같은 분들은 정치 출발때부터 새끼 호랑이였다”고 한 이 전 대표는 “(지역민들이) 호랑이 새끼를 키우셔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예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여권 상황을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기르도록 하는 ‘탁란’에 비유한 그는 “탁란이 돼 알에서 갓 깨어난 뻐꾸기 새끼가 본능에 따라 (원래 둥지의 주인인 새의) 알을 밀어내듯이,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하기 위해 보수진영에 참여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보수의 가치에 대해 그다지 고민해 오지 않은 사람들이 부화되지 않은 뻐꾸기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수도권 전역이 위기이며, 수도권 선거의 해법은 아이러니하게 대구가 바뀌는 것에 있다”면서 “대구가 먼저 바뀌고 보수가 바뀌면 수도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얼마 전 윤 대통령께 국회의원들에게 걸어 놓으신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대구시민들께 ‘배신의 정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달라고 호소한다”며 “누군가 대구를 우습게 보고 ‘배신의 정치’, ‘내부 총질’ 따위의 말로 대구를 중심으로 한 강경보수에 구애해 당권·대권을 노린다면 그 행동이 보수의 파이를 줄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정 기조와 관련) 변한다는 방향성을 줘야 한다”면서 “지금이 총선 180일 전인데, 남은 80일까지 그렇게 하면 저는 의미를 찾아 뛸 것이고, 80일의 기간을 허송한다면 제 입장에서도 정치에 다른 위기가 되는 시점이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당 창당 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하면서 “보수가 더 잘되는 길,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대구지역의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에 대해서는 ‘의미있는 선택’”이라고 평했다. 다만 “대구에서 정치하겠다는 건 죽자 살자 멱살을 잡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대구에서 어떤 아저씨가 강경보수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는 게 의미 없게 되면 그 사람을 잡으러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만한 대구경북지역 인물의 예를 들어달라는 주문에 “대구는 ‘고관대작’ 선택적 정치 풍토가 계속되고 있다. ‘고관대작’ 출신이 정치하는 게 나쁜 것이 아니라, ‘고관대작’만 정치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으면서 대구 출신의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을 소개하기도 했다.

채영택기자 chaeyt@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