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칼럼] 치매 예방, 섹시한 뇌 관리로부터
[화요칼럼] 치매 예방, 섹시한 뇌 관리로부터
  • 승인 2023.10.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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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홍란 시인·희망정원사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평화롭 만족스러우며 행복한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하라. 그러면 즐겁고 성공적인 날들이 전개될 것이다.
-노먼 빈 센트 필-

인간수명 100세 시대, 그러나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의학 발전의 영향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긴 했지만 하늘이 부르는 날까지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다가 돌아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평생 일자리는커녕 현재의 평안을 지키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큰 고뇌는 어느 날 덜컥 치매에 걸려 세상 까맣게 잊고 하염없이 무채색의 삶을 살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간 여행인 치매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인생이모작 '실버두뇌활성화' 작업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혼용해서 일컬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치매는 뇌 기능과 관련해서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진단이고,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 퇴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증세이다. 그리고 알츠하이머증은 치매 증세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치매 환자 중 절반 이상인 알츠하이머치매 증세를 완화 또는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20세기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며 신경 병리학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1864년~1915)가 처음으로 발견한 질환이다. 알로이스의 친구인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이 그의 논저에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명명하면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치매의 발생 원인은 자연스런 노화 현상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노화, 그리고 유전으로 보고 있다. 즉, 가족 중 유병자가 있을 경우 환자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추가로 알츠하이머병은 머리의 외상과 우울증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한 뇌 연구는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뇌 연구 참가자 중 가장 명석했던 사람이 치매 환자였다는 사례이다.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적한 곳에 위치한 수녀원에는, 100세가 넘도록 장수한 수녀가 7명이나 되고, 고령의 수녀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이 전부 다 치매 증상이 없이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었다. 켄터키 대학의 데이비드 스노든 박사는 그곳에는 분명 치매예방에 따른 비밀이 있을 것이며,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안을 하였다. 그후 연구팀은 약 700명의 수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의 뇌 연구를 실시한다.

연구의 중심은 노화 관련 실험을 위한 다양한 인지 기능 검사였다. 수녀들은 자신의 뇌를 사후에는 치매연구를 위해 기증한다는 약속까지 하고 실험에 동참하였다. 참여자 중 '베르나데트' 수녀는 모든 인지 테스트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고, 당시 85세였던 그녀는 연구 대상자들 중에서도 최고의 엘리트로 불리곤 했다. 그러나 고령이었던 수녀는 실험 도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뇌는 연구팀에 기증되었다.

그런데 연구진은 그녀의 뇌를 관찰하다가 깜짝 놀라게 된다. 베르나데트 수녀의 뇌는 알츠하이머병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독성 물질이 뇌의 모든 영역에 퍼져 있었다. 당시 알츠하이머병 진단 척도상 6단계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녀의 뇌 상태는 오래전부터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던 전형적인 중증 치매 환자였던 것이다.

고령의 수녀들에게서 치매 환자가 발견되지 않는 것은 특별한 무슨 비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연구진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최악의 뇌 상태임에도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수녀들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건강하고 즐겁게 장수하며 살고 있었던 것다.

여기서 연구진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연령의 많고 적음에 따라 치매가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공부하고, 글을 쓰고, 즐겁게 노래하며 섹시한 뇌로 관리하다 보면 기억이 하나의 시냅스에 저장 되지 않고, 새로운 시냅스를 계속 연결하며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설령, 알츠하이머병으로 시냅스 한 부분이 끊어지더라도, 나머지 시냅스가 바로 그 자리를 채우며 다른 길로 연결해가는 것이다. 노화는 신체의 변화를 의미하지만, 변화는 퇴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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