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1월은 화재 예방을 위한 침과대단(枕戈待旦)의 달
[기고] 11월은 화재 예방을 위한 침과대단(枕戈待旦)의 달
  • 승인 2023.10.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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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모 대구 달성소방서장
우리 소방에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일교차가 커지고 화기(火器) 사용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여타의 계절에 비해 화재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방안전교육, 화재 예방 공모전, 집중적인 캠페인을 해 시민에게 불조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노력한다. '불조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창을 베고 자면서 아침을 기다린다'라는 침과대단(枕戈待旦)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가정에서는 전기매트 등 난방용품을 사용함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히터 경우 주변에 수건이나 옷 등을 말린다고 널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전기히터의 강한 복사열은 수건이나 소파 같은 가연물질에 직접 닿지 않고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쉽게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기히터를 사용할 때는 가연물을 주변에 방치하지 말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도록 한다.

전기매트는 적정온도에 도달하면 설정된 온도를 낮추고 장판 위에 이불 등을 장시간 깔아놓지 않도록 한다. 사용 후 보관할 때는 이불처럼 접어서 보관하지 않도록 하고 동그랗게 말아서 보관해야하며 KC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일은 초동대처와 대피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화재가 발생 시 초기대응으로서의 소화기 1대의 조치가, 나중에 소방차 10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 있다. 시민들이 인화물질의 사용에 유의하고 손닿는 자리에 소화기만 비치해 둔다면 전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화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화세가 커졌을 때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시민들이 '대피'도 잘하고 119 '신고'도 잘 하고 초기 '진화'까지 잘 한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필자는 '대피'가 제일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신고'는 '대피'하고 나서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도 있는 일이다. '화재 진압'은 소방공무원이 제일 잘한다.

하지만 '대피'를 통해서 내 목숨을 지키는 것은 아무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소방공무원들은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화재현장에 출동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하는데 최선을 다하지만 잿더미가 된 현장은 안타까움과 씁쓸한 기분만 남긴다. 불은 돌이킬 수 없고 회복할 수 없다.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조금만 더 노력하고자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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