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혁신위원회의 목적은 무엇인가?
[수요칼럼] 혁신위원회의 목적은 무엇인가?
  • 승인 2023.10.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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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데씨제 대표, 인간공학박사
최근 정치권에서는 혁신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인 듯하다. 얼마 전 김은경 위원장이 주도한 민주당 혁신위원회는 "왜 나이 들은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는가?"라는 여명비례투표에 대한 논란만 불러일으킨 체 3개월도 안되어서 조기 종료되었다.
그리고 최근 국민의 힘에서는 인요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인요한 위원장은 "국민의 힘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라고 당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방하였다. 하지만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는 혁신위원 구성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첫 번째 안건인 당내 통합과 화합을 위한 대사면 또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것도 사면의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서 말이다.
아직 출범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쯤 되면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가 과연 제대로 된 혁신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혹시나 민주당 혁신위원회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개인적으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당내 통합과 화합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국민의 힘은 정권을 잡은 후로부터 당내 계파 싸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러한 갈등은 점점 커져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통합과 화합을 위한 방법은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우선 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사람들의 징계를 사면하는 것이 과연 당내 통합과 화합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당내 통합과 화합이 그들의 징계 때문이었다면 해당 방안은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 힘의 당내 갈등은 단순히 그들의 징계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사면의 대상인 분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은 혁신위원회의 안건이 당내 통합과 화합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사실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가 무엇을 혁신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 부재 때문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또 어떤 부분을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목표점을 가지고 출범 및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안건과 방안은 그러한 목표점과 부합하는 측면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당내 통합과 화합은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범위의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하더라도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당내갈등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혁신위원회가 몇 가지 안건을 제안한다고 해서 당내 통합과 화합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해서 생기는 것이다.

이 부분은 혁신위원회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혁신위원회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그러한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혁신위원회의 구성원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분명한 혁신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혁신위원으로 선출되어야 한다. 즉 혁신위원회가 출범할 당시 혁신의 명확한 목표가 제시되고, 혁신위원들이 그 목표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납득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솔직히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목표도 안보이고 왜 그분들이 혁신위원이 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어찌 보면 혁신위원회는 조직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컨설팅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보통 어떤 조직이 컨설팅을 받을 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유 없이 컨설팅에 돈을 쓰는 기업은 없다. 그렇다면 국민의 힘에서 혁신위원회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 또한 마찬가지였다. 명확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도 그런 점에서 볼 때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국민의 힘 혁신위원회는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희망 또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혁신위원회부터 몸소 혁신을 실천해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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