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김병주, 손유미, 허수빈 4명의 작가가 각자의 방법과 시각으로 다루는 빛과 그 빛을 매개로 만들어내는 낯선 풍경은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듯 재미와 긴장감을 준다.
다분히 기계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도시는 인터넷,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에서 거의 매일 보게 되는 익숙한 이미지 이거나 아니면 낯선 거대한 하나의 기계 거인 같은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일상속에서 다양한 다른 모습으로 매일 우리와 마주하고 있는 그 도시에 빛은 매 순간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빛을 통해 그 형태나 모습이 선택적으로 강조되거나 혹은 전혀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면서 현실의 도시공간은 제3의 공간,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끊임없이 제안한다.
마치 엑스레이를 통해서 본 인체와도 같이 앙상한 건축적 구조의 김병주 작가의 설치 작품은 미니멀리스트의 그리드처럼 수학적으로 엄격한 구조를 하고 있다.
바닥과 벽면에 실재를 통과한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통해 가상의 더 큰 공간 그리고 형상을 만들어 낸다.
빛으로 그 이면을 드러내는 작가의 도시는 작품이 지닌 공간과 관객의 공간이 빛과 그림자에 의해 새로운 변주를 만들어 낸다.
강은구 작가는 차갑고 단단한 금속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작가의 도시를 건설하는 금속의 차가움과 딱딱함은 빛에 의해 부드러워지고, 그의 도시 풍경은 빛과 어둠이 공존함으로 허상과 실재, 음과 양, 도시와 자연의 모습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손유미 작가는 빛이 지닌 양면성을 도시이미지에 반영하면서 관객들에게 현실의 빛과 어둠, 즉 우리가 사는 도시 속에 환상과 위험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리려 한다.
또한, 허수빈 작가는 LED 설치작업 속에서 관객이 인공의 빛 속에 숨어있는 자연의 빛을 느끼게 한다.
이들 4명의 작가들은 사람들이 숨 쉬며 생활하는 도시공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나, 너, 우리의 공간이 아닌 제 3자의 공간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과 빛은 우리로 하여금 대상에 대한 시각과 해석에의 새로운 도전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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