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일체유심조
[달구벌아침] 일체유심조
  • 승인 2023.11.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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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복현중 교사
최근 1998년 만들어진 ‘가타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 가타카는 태어날 때부터 신체의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몇 살까지 살지, 그에 따라 어떤 직업까지 가질 수 있을지 등 운명이 정해져 있는 사회에서, 유전적 열성인자를 가진 주인공이 ‘한계는 신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유전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인이 원하는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들이 정해둔 잣대에 따라 스스로의 한계를 결정짓곤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또는 다른 사람들의 말만 믿고) 정한 무의식적인 테두리라는 걸 깨닫는다면, 다음 순간 그 한계 너머로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얼마 전 보았던 경연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은 출연자가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오른손 검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고, 접합 수술을 했지만 검지 손가락은 원래보다 짧게 남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며 기타를 칠 땐 그 손가락을 접고 연주했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사연이 있을 줄 전혀 몰랐을 아름다운 선율과 음색을 보여주었다. 무대를 하기 전부터 인사성이 바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모습을 보며 ‘바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주어진 상황에 감사할 줄 알고 내가 가진 강점에 집중할 줄 아는 모습에, 보고 있는 나 또한 내가 가진 당연한 것들에 다시 한번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곧이어 나쁜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이 고스란히 그 결과를 불러온다. 긍정적인 생각의 파장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땐 ‘잠깐’ 생각하기를 멈추어야 한다.

행운이 불행의 탈을 쓰고 온다는 걸 깨닫고 나면, 끝까지 불행한 일 또한 없다. 힘든 일이 있을 땐 ‘내가 이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그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매일이 ‘운수 좋은 날’.

원효대사의 해골수처럼 모든 일에 통하는 진리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갖지 못한 다른 이의 무언가를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이미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자. 나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삶은 각자의 이름이 붙은 작품’이라고 한다. 내가 어떤 점을 찍느냐, 내가 어떤 선을 긋느냐에 따라 단 하루도 똑같이 반복되는 날이 없고 매일이 새롭다. 나는 단 하나뿐인 작품을, 무엇에 초점 맞춰 만들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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