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디자인 기행] 콜라보레이션 트렌드...가치있는 성장 위해 입는 커피·보는 콜라 만들다
[일상 속 디자인 기행] 콜라보레이션 트렌드...가치있는 성장 위해 입는 커피·보는 콜라 만들다
  • 류지희
  • 승인 2023.11.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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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키드슈퍼 스튜디오 협업
PSL 출시 20주년 재킷 출시
라떼색 단풍마크·축하 문구 등
감성 디자인으로 레시피 구현
PSL펌킨스파이스라떼
스타벅스에서 메뉴 PSL(펌킨 스파이스 라떼)2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재킷디자인으로, 팀 PSL 바시티 재킷은 콜럼 딜레인과 키드슈퍼 스튜디오가 스타벅스와 협업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작은 사진은 펌킨 스파이스 라떼. hypebeast 제공

한계짓지 않는 사고방식에는 언제나 신선한 결과물이 따른다. 우리는 그것을 창의적이라 부르고 흥미로워 한다. 디자인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시각적인 부분에서만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청각, 촉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부터 오는 인사트들로 융합되어 나오는 것이란 것 쯤은 잘 알고 있다. 이 다섯 가지의 감각 내에서 매번 다채로운 창작물이 나오고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신박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것이 짜릿하기까지 하다.

스타벅스가 얼마 전 흥미로운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다. 펌킨 스파이스 라떼(PSL) 메뉴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재킷이다. 이른바 ‘팀펌킨 스파이스 라떼 바시티 재킷’. 키드슈퍼 스튜디오라는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이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가 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사실은 음료 메뉴를 패션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요점이다. 맛으로 느끼던 음료를 이제는 눈으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스타벅스 전체 메뉴들에 대한 굿즈와 시즌상품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제작된다면 스타벅스 러버들에게는 훨씬 더 블랜드팬덤이 깊어지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재킷디자인은 커피브라운 컬러에 나뭇잎들이 가미되어 가을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깊어가는 가을에 스타벅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즌 음료 ‘PSL’의 레시피 에스프레소, 우유, 호박, 시나몬 등을 표현한 감성적인 디자인이다. 20년 동안 고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PLS음료이기에 스타벅스는 물론 스타벅스 러버들에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스타벅스 카페가 제격이다. 베이지와 브라운 톤에 펌킨 라떼 색을 닮은 노란 단풍마크가 조화롭고, 등 부분에는 주황색 PLS로고가 각인되어 있는 재킷을 입고 스타벅스에서 라떼 한 잔을 주문해 마시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와 더 사랑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재킷에는 WORTH THE WAIT(기다릴 가치가 있어), PSL IS LVE(PSL은 사랑이다) 등 PSL의 20주년을 축하하는 문구들이 적들이 적혀있는데, 디자이너들 특유의 손글씨 느낌으로 작업되어 보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마치, 재킷에서 달달한 라떼향이 풍길 것 만 같은 느낌이다.
 

지샥
코카콜라와 지샥이 협업하여 만든 손목시켜 2종이다. 코카콜라 브랜드이미를 상징하는 캡뚜껑과 유리병이 연상되는 소재와 컬러의 시계디자인이다. 지샥 제공

코카콜라, 시계브랜드 지샥 맞손
투명 디자인에 빨강·초록 가미
디스플레이에 코카콜라 병모양
디테일한 기능으로 위트 더해

지난 여름 8월에는 코카콜라도 세계적인 시계브랜드 지샥과의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컨셉의 시계를 선보였다.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두 가지 컬러인 레드와 녹색이 가미된 투명색으로 제작되었고, 버튼을 누르면 디스플레이에서 코카콜라 병 모양이 나타나는 등의 디테일한 기능을 넣어 위트있는 센스를 더하였다. 소재와 색감을 통해 누가봐도 코카콜라의 모티브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지 각인된 오래된 기업

브랜드력 향상·정체성 환기

소비자에 신뢰감 전달 가능 

경쟁사와 이색 협업하기도

오래된 브랜드일수록 자칫하면 고인물처럼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렇게 시즌성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환기시켜주는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기업내부의 자체적인 브랜드력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성장하고 계발하는 기업이라는 신뢰감을 줄 수 있어 매력적이다.

공간에 또 브랜드를 입히는 향기 콜라보레이션도 있다. 몇 달 전, 방문한 전시회에서 그림작품을 감상하고 있는데 솔솔 콧속으로 들어오는 향기가 문득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바로 청량한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듯한 바다향이였다. 향기를 맡고 있으면 시원한 바닷바람의 풍경이 자연스레 떠오르면서 자연의 안락함과 아름다움으로부터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공예전문가협회에서 주최한 ‘SAVE OUR OCEANS’라는 전시다. ‘우리의 바다를 지키자’는 컨셉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폐기물로 고통받는 바다생물을 위해 리사이클링 재창조 및 사용을 알리기 위한 기획전이였다. 이 전시에는 마스크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향기주머니’가 있었는데, 이 향기주머니가 바로 전시장을 가득 매우는 향기의 주인공이였다. 센트온이라는 마케팅회사에서 이번 전시에 향기를 기부한 콜라보레이션 사례이다. 자연속에서 머무르던 소중한 추억을 통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향기마케팅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상상으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다. 그것이 때로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드넓으며 깊이있는 무언가를 건드리고 끌어올리기도 한다. 이것이 연상작용이다. 유사한 자극의 영감을 통해 관련된 기억을 소환시킨고, 그로부터 오는 기억을 통해 의미있는 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반대로 서로 전혀 달라도 손잡을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요즘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향의 것들끼리 교합이 ‘케미’가 있다. 적과의 동침으로 경쟁에서 윈윈하며 상생으로 살아남기를 시도하는 전략인 것이다.

색다른 것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극심한 현 시대에, 제품과 서비스뿐만이 아니라 사람까지도 콜라보레이션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쯤되니 융합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에서 고유함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한 번 더 고민해보게 되는 것 같다. 콜라보레이션 그 너머에 있을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가 사뭇 궁금해진다.
 

 
류지희<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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