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입니다] 권예원 ‘나만의-성’ 대표 “지역성 살려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나는 청년입니다] 권예원 ‘나만의-성’ 대표 “지역성 살려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 윤덕우
  • 승인 2023.11.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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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지역 탐구 수업’ 실시해야
지역이 가진 가치·특수성 파악
문제점·해결책 찾을 수 있게돼
자신의 물리적 좌표 인식할 때
나아갈 방향 명확히 판단 가능
의성지역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나만의성에서 진행한 로컬러닝랩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하고 있는 권예원 대표.
의성지역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나만의성에서 진행한 로컬러닝랩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하고 있는 권예원 대표.

 

△학교 교육과정에는 ‘지역’이 빠져 있다

현재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을 인식하고, 그 특성을 세계적 흐름에 합류시킬 때 비로소 그것이 세계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대사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과거에 비해 ‘지역’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회에서 제기하는 문제의 일부일 뿐 여전히 학교 교육에서는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교육이 부족한 상태다.

지역의 정체성을 배우게 될 때 우리는 그 지역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되고 객관적인 통찰과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지역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구분함으로서 한 지역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그 지역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논리를 청년세대에 접목해 본다면 ‘지역 정체성에 대한 이해는 자신이 서 있는 지역적 좌표를 명확히 인식함으로서 자신의 위치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보다 명확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에서는 지역에 대한 교육이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필자는 지역에 대한 탐구가 청소년기 학교에서 자신의 진로탐색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과제라고 주장한다. 졸업 후 사회에 나왔을 때 마주하게 되는 세상은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자신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그것을 토대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자신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해 볼 기회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청년이 되었을 때 감당하게 될 다양한 혼란의 양상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사회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는 지역사회 교육 보다는 입시교육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정체성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지역에 대한 애착을 기를 시간도 갖지 못 한 채 사회로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청년들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모르고, 지역 보다는 기회가 많다고 인식되는 수도권으로 무작정 몰려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 소멸의 가속화와도 직결된다. 모든 문제는 문제와 문제가 맞물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방법을 모색해 나가지 않는다면 손 쓸 겨를도 없이 문제 상황은 우리사회의 위협요인으로까지 커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학교 교육에서 ‘지역’을 강조하고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에 대한 교육은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 문화, 경제 등에 대해 학습하게 되는 것을 넘어서서 현재 위치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역할과 기회를 탐색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만의-성' 권예원 대표가 기획한 로컬러닝랩 1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나만의-성' 권예원 대표가 기획한 로컬러닝랩 1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청년 진로 교육 ‘나만의-성’
‘이곳’이기에 가능한 일 탐색
각자의 행복 찾는 여정 지원
참가자들 조력자 역할 자처

수도권서도 참가 신청 쇄도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

경북 의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정작 경상도에는 이렇다 할 연고가 없는 25세 청년 권예원(나만의-성)대표가 말 하는 ‘행복’의 의미는 ‘지역’ 그 자체와 맞닿아 있었다. 권대표는 우리사회가 말 하는 소위 명문대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그것을 토대로 ‘나다운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 나름의 성찰의 시간을 길게 보냈다고 말 했다.

‘명문대 → 대기업 → …’으로 통용되는 행복의 수순은 사회가 만들어 낸 허상일 뿐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 했다. 자신과 같이 오롯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길 꿈꾸는 청년들과 생각을 나누며 더 나은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을 꿈꾸게 된 권대표가 취업한 첫 직장(&현 직장)은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권기효 대표)다.

여기에서 권대표는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찾고, 꿈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을 주고자 모인 16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을 갖게 됐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지역에서 ‘일 경험’을 하도록 돕는 프로젝트였다. 지역에도 자신의 꿈을 실현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멘토리에서 디렉터로 활동을 이어오던 중, 권 대표는 한차례 생각의 전환을 갖게 되었다고 말 했다. 자신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동료로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견고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계획과 설계단계라고 한다면, 청년들을 위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실행단계에 가깝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현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료로서 청년들과 손을 잡고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며 앞으로 달려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 무렵, 의성에서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만의-성>을 슬로건으로 하여 2021년 7월부터 본격 운영된 프로그램은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귀중한 이력이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 사업에 최종 선정 될 수 있었다고 말 했다.

<나만의-성>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학교교육에서 못 다 배운 지역에 대한 탐구와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행복에 집중한 프로그램들이다. ‘나’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이기 때문에, 현재 내가 발 딛고 있는 ‘이 장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에 대해 탐색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그리고 청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은 나만의-성에서 만난 청년들과 함께 재구조화 하고 해석해 나가면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데 서로가 서로를 조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권 대표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하면서 나만의-성의 프로그램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청년의 니즈와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 했다. 의성이라는 물리적인 거리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서울, 경기에서 부산에서 프로그램참여 신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행복은 성적순도 아니고, 월급순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찾고, 함께 하면 즐거운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힘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행복을 찾아나서는 여정에 거리낌이 없어요. 혹자들은 청년세대를 결핍이 없는 세대라고 말 하고 있지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청년들의 자세에서는 간절함과 결핍이 분명히 존재해요. 이것은 우리 사회에 시사 하는 바가 크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가지고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삶

“제가 주로 쓰는 닉네임은 파도예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강하게 바닷물이 서로 섞이며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 들거든요. 저는 제 또래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느낀 자신만의 고유한 메시지를 가지고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예요. 파도와 함께 말이죠.”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학교 교육에서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역에 대한 이해는 국가 균형발전에 올바른 이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경쟁력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이해까지도 내포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의미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지역에 대한 이해와 청년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각각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접근할 때,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상황의 실마리는 반드시 해결점을 찾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청년들의 동료로서 지역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자 권예원 대표가 선택한 길은 이 시대가 청년세대에게 요구하는 시대정신의 선봉은 아닐까?

 
이미나(청년활동연구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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