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혁신에는 관심 없는 국회의원들
[대구논단] 혁신에는 관심 없는 국회의원들
  • 승인 2023.11.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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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현재의 잘못된 정치적·사회적·문화적 병리 현상 등을 새롭게 바꾸어 보자는 것이 혁신이다. 국가체제의 정점에 있는 정치는 혁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현실적으로 정치의 핵심은 국회다. 국회가 국가 사회체제의 골격인 법률을 제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다. 국회를 구성하는 것은 국민들의 대표라고 말하는 국회의원들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개혁·혁신이라고 말하면 국회의원을 연상하게 된다. 혁신을 주도해 나가야 할 국회의원들이 혁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로 부터 많은 욕을 먹고 있지만 그들은 도무지 변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표를 준 국민들은 뒷전이고 오로지 자기 출세만을 지향한다. 총선을 앞두고 정당은 혁신위원회를 만들고 뭔가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에게 와 닿는 것은 없다. 민주당이 만든 혁신위도 알맹이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당의 혁신을 위하여 뛰고 있다, 순천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완전 서양인이다. 그를 보면서 서양인의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가 제시한 혁신안의 내용은 한국 정치계의 문제를 낱낱이 짚고 있다. 정치인과 국민들이 꾸준히 주장해 온 중요한 쇄신내용들도 들어있다.

인 위원장은 변화, 통합, 희생을 혁신의 주요 테마로 잡고 이 세 가지 기초 위에서 개혁을 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여러 혁신안이 나오고 있지만 국회의원 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면책특권 내려놓기 등은 여·야 정당들이 늘 말해 온 것들이지만 말만 무성했지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영남 중진 및 지도부, 친윤 핵심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유는 지금까지 여·야가 말해 온 3선 이상 출마 제한과 다를 바 없다. 선거 때가 되면 정당들이 그럴듯한 의제들을 내놓고 있지만 표를 얻기 위한 방책일 뿐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다. 국회의원들은 오로지 당선이 목표다. 알다시피 국회의원들은 오랜 세월 국민들을 속여 왔다. 그들의 약속이 모두 선거용인 것을 모르는 국민들은 없지만 의례적으로 하나같이 분위기 투표에만 매달렸다. 인 위원장이 부닥치고 있는 장벽은 당 중직들의 총선 출마 여부를 확정 지우는 일이다. 지목되고 있는 영남권의 중진 국회의원들이 순응할 행태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의 성공 여부가 개혁위 활동 결과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이지 국회의원의 출마를 막을 수는 없다. 개혁위에서 출마를 제한하는 듯한 액션을 취하는 것은 당사자 스스로 선국후사, 선당후사의 결단을 해 주기를 바라는 큰 의미가 잠재해 있어서다.

국회의원과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안을 어떻게 얼마나 수용하는가에 따라 혁신위의 위상과 권위가 인정받는다. 여·야 국회의원 300명의 면면을 보면 선량의 모습으로 꾸미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마음 가는 사람이 없다. 그들의 속마음은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고 여·야의 생각은 초록동색이다. 지금 하는 양태를 보면 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은 하는데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 여·야 모두 공천권을 갖고 있는 인물이나 선거관련 비공식조직에 추파를 보내면서 공천만 주면 뭐든 하겠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든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안을 받아들이고 개혁 인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여·야가 한참 동안 선거법 개정을 논의해 오는 것 같더니만 어찌된 영문인지 소식이 없다. 흉내만 내고 국민들을 속인 것이다. 선거법 개정이 정치혁신과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여·야 핵심부는 상기해 주기 바란다. 어떤 법안이든 하루 이틀 만에 뚝딱 처리하는 재주를 가진 국회가 마음만 먹으면 공직선거법 개정을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중·대선거제 채택, 의원수 10% 감축을 하고 위성정당 같은 것을 못 만들도록 해야 한다. 소수 정당에도 당선자를 내게 한다면서 채택한 제도가 모두 다수당의 아류에 속해 있는 정경을 보면서 비례대표제도도 손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현재의 공직선거법을 총선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한국정치발전에 악영향을 미친 퇴물 인사들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다수가 국회에 진입할 우려가 있다. 위성정당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이 나라를 얼마나 어지럽혔나. 인 혁신위원장의 정치쇄신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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