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왜 균형발전인가? 갈등 천국 대한민국
[대구논단] 왜 균형발전인가? 갈등 천국 대한민국
  • 승인 2023.11.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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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김포시와 그 주변 도시의 서울 통합을 경제 논리로 주장하면서 서울 팽창론, 메가시티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가 이때다 싶어 시장원리가 대세이며 바람직하다는 식의 논리를 내 세우는 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참으로 몰염치한 발상이다. 우리나라가 절대 빈곤의 나라에서 이만큼 살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기저에는 지방과 농촌의 희생 위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거점 성장론으로 혜택을 본 수도권과 대도시가 지방과 농어촌에 진 빚을 상환할 시기이다. 그런데 빚을 갚기는커녕 배를 더 불려야 한다는 식으로 가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계속 집중을 강조하니 한심하고 교만하기 그지없다. 농어촌에 대해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하는데 갚기는커녕 점점 더 경제 논리를 내세워 서울과 수도권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제 인구도 수도권이 절반을 넘고 국회의원 수도 더 많으니 막을 방법이 없다. 산업화 시대에는 국가의 발전과 도시의 성장은 규모의 경제와 집적의 경제에 의해 규모가 커짐에 한계생산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득이 되는 것이며, 적은 자원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다 보니 어느 정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정보 시대이며, 사회는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을 넘어 행복한 사회를 향하여 나아가는 제5차 정신혁명 시대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시장 논리에 매몰되어 전 국가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만약 시장 논리대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정부의 역할은 거의 필요가 없고 시장에 맡겨두면 될 것이다. 정치인과 공무원의 기본적인 책무가 시장경제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것으로 그들이 밥을 먹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

낡은 이야기이지만 지역 불균형문제가 가져올 문제를 정리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은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서울과 수도권에만 경제활동이 집중되면, 부동산가격 상승, 교통 혼잡, 환경 문제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자원과 기회가 고루고루 분배되면 더 많은 지역에서 경제적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지역 간 불균형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교육, 보건, 고용 등의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이러한 불평등을 줄이고, 모든 시민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일부 지역에 인구와 산업이 집중될 경우, 이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환경 부담을 분산시키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언제 닥칠지 모르는 사람과 가축의 팬데믹이 과밀에서 비롯된 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은 정치적 안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지역 간 격차가 커지면 소외감이나 불만이 증가하여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지역균형발전은 경제적 성장, 사회적 평등, 환경 보호, 정치적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은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긴 나머지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경쟁이 도를 넘어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도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시장의 본질은 끊임없이 무한 경쟁으로 가서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고, 정부, 특히 정치의 본질은 평균 이하로 떨어진 부분을 끊임없이 위로 올리려고 노력하는 형평성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이다. 따라서 모든 사회질서는 효율과 형평의 잣대가 고루 적용되어야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사회는 지역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정당 간 갈등 등 갈등 천국으로 바뀌어 가면서 모든 국민이 불행한 사회로 빠져들고 있다. 이제 결코 지역 불균형문제를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며, 정부와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더욱 어렵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서는 중앙정부나 수도권에 맡겨서는 더는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역대 정부와 정치인들은 계속해서 수도권에 투자를 늘리면서 기어코 남부권이 독립운동을 결행하여야만 하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수도권 문제 해결에 집중한 나머지 남부권 주민들에게 스스로 활로를 찾도록 내팽개치고 있으며, 효율성에만 지나치게 중점을 둔 예비타당성 분석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니 지방의 발전이 계속 후 순위로 밀리게 된다. 그런데도 아무도 반발을 하지 않은 남부권 지역민들을 보면 속이 터지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남부권 주민들이 수도권만 쳐다보지 말고 스스로 대동단결하여 빌려준 돈을 수도권으로부터 받아와야만 갈등이 줄고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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