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인공지능을 넘어 인공지혜 시대로
[대구논단] 인공지능을 넘어 인공지혜 시대로
  • 승인 2023.12.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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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호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공교육 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가난하여 삶이 고단했던 어려운 시절에도 일자무식의 부모가 여러 자식을 기꺼이 박사로 길러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배운 부모도 자식 하나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엄청난 지식을 자녀교육에 쏟아부으면서 왜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는 분명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답은 매우 명쾌하다. 교육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으며 교육해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이제 지식이 필요한 시대에서 창의성에 기반을 둔 지혜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암기식 지식교육을 넘어 창의력에 기반을 둔 지혜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기에 도달하였지만, 여전히 지식교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인공지혜(Artificial Wisdom: AW)를 비교하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에 내재하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내리는 기술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인식하여 학습하는 것으로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하고,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게 된다. AI는 음성 인식, 이미지 분석, 자연어 처리, 로봇 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며 주로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인공지혜(AW)는 널리 채택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슬기롭게 활용되고, 도덕적 윤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을 의미하며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한 윤리적 판단을 포함한 것으로 인공지능에 윤리적, 도덕적 판단 능력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도록 함으로써 공정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무한히 발전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AI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적 접근에 중점을 두지만 AW는 AI 기술에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통합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인공지능이 도덕적 윤리적 판단을 가능하도록 하는 인공지혜가 어느 정도 성공할지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공지능의 도덕적 윤리적 판단 능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지식은 말할 필요도 없고 윤리적 판단기준조차 AW에 맡기는 시대가 올지 모르며, 최소한 적어도 보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판사의 판결이나 공무원들의 정책 결정, 교수들의 강의가 지식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도덕적 윤리적 측면에서 타당한지를 막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AW의 도움을 받아 판단하면 훨씬 쉽게 할 것이다.

이처럼 제4차 산업혁명인 정보기술의 발달,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생성형 AI 시대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AI가 보유하고 있는 2023년 현재까지 정보의 진위(眞僞)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제5차 정신혁명으로 등장하고 있는 정신적, 윤리적 분야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정보사회를 행복한 사회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지식의 축적과 함께 도덕적 윤리적 지혜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전혀 이와 같은 사회 변화를 좇아가지 못한다. 여전히 많은 학생이 강의실에서 주입식 교육에 몰두하고 있고 천지만물이 다른데 전국의 학생들을 똑같은 시험문제로 수능을 치뤄 법대, 의대 등 인공지능이 대처할 수 있는 분야에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 교수가 수업시간에 강의하는 시대는 끝이 나고 Bard 혹은 CHAT GPT에 물어보면 된다. 따라서 이제는 교육방법도 학생들이 궁금한 분야를 대화형 인공지능에 물어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동료들과 교수는 함께 토론에 참여하여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근본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학생도 교수도 엄청난 공부가 필요하다. 학생들은 2023년 현재까지 AI가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이해해야 하며, 교수는 AI가 답할 수 없는 문제를 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교육개혁이 일어나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를 선도하면서 행복한 사회로 이끌어 가는 인재를 양성해야만 세계 선도국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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