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청소년과 초연결사회
[대구논단] 청소년과 초연결사회
  • 승인 2023.12.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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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관계망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과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되었다. 현재 우리는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여 원격이나 무인으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물건이나 서비스의 판매가 이뤄지는 기술로 연결된 사회를 경험한다.

특히 소셜네트워크(SNS) 기술은 장소나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친구나 가족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이런 SNS로 연결된 친구는 간단한 조작으로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으며 일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많은 자료와 문서를 빠르게 전달하기도 하고 직접 방문하는 수고로움을 앱을 활용해 구매, 예약, 유통하는 라이프 스타일 또한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로 이동수단을 빌려 타는 등 우리사회가 빠르게 ‘접속의 시대’가 되어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초연결사회로의 사회구조의 변화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에서부터 예견된 것이다.

초연결사회를 맞이하는 청소년은 이런 사회적 환경이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술과 정보로 촘촘히 연결된 사회에서 과연 우리 청소년은 행복한지 궁금하다. 또한 거대 자본이 만든 다양한 공유경제 플랫폼안에서 살게 될 청소년세대는 인간으로서 자존과 존엄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도 자못 궁금하다. 거대 자본 폴랫폼 사업이 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전제로 초연결사회를 만들어간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공유의 시대에 공유경제는 사라지고 거대자본만이 존재하는 기분이다. 그리고 초연결사회로 연결된 사회는 오히려 세상과 나와의 진정한 연결은 결여된 기분을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결된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4차 산업혁명이 이끌고 있는 연결사회는 ‘나’라는 존재는 빠지고 연결된 허무한 연결이란 생각이 든다. 이는 기술과 정보의 연결은 존재하지만 ‘나’와의 연결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우리 청소년들은 이런 초연결사회에서 어떤 과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까?지난 시절 우리사회는 자신의 경험과 어른들의 경험이 한데 어우러져 ‘나’자신이라는 정체성을 찾으며 성장해왔다. 우리는 세대를 이어가며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과 공통의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우리 공동체는 그 당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도 하고 기성세대 스스로 삶을 통해서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그 당시 청소년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했었고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공동체에 끊임없이 물었으며 서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했다.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간다는 끈끈한 연대감이 있었으며 이것이 소외되지 않는 연결사회로 기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어떠한가?

지금도 스마트폰안의 수많은 앱을 통해서 세상을 접하는 청소년들은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낀다. 마음과 대화가 결여되고 기술과 자본으로만 연결된 사회는 진정한 연결사회라 할 수 없다.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그 질문에 답은 청소년 스스로 찾아야하지만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묻지 않는 사회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공동체적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이 인간을 성장시키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거대 자본이 세계의 질서를 나누고 있지만 우리 삶의 본질에 대한 고민 없이는 결국 자신다운 삶을 영위하기는 힘들 것이다. 청소년기는 삶의 본질을 고민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청소년 스스로 정체감을 확립할 때 흔들리지 않는 소신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는 청소년들이 이런 경험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하고 질문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공동체는 기술보다는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야 한다. 우리사회가 청소년세대에게 바람직한 사회를 물려준다면 지금의 사회일지 의문이다. 세대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좀 더 공동체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청소년의 공동체참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고민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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