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환자와 의사의 고귀한 소통 정신, 편리성 아래에 놓여선 안돼
[의료칼럼] 환자와 의사의 고귀한 소통 정신, 편리성 아래에 놓여선 안돼
  • 승인 2023.12.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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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김정수이비인후과 원장, 대구북구의사회 회장
얼마 전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디지털 통신 기술의 발전, 현대인의 바쁜 생활 방식과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지나며 그 필요성이 반영됐다 하겠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기존의 얼굴과 얼굴을 맞댄다는 대면 진료에서 의사와 환자와는 어떤 관계를 형성했는지 또한 지금까지 개업해 여러 환자분을 대하면서 어떤 자세로 내원하시는 분을 대하는 것이 좋은 의사가 지녀야 할 자세인지 돌이켜 보게 됩니다.

첫째로는 내원하시는 분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입니다. 환자분은 본인의 증상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겪어온 불편한 상황을 말씀하십니다. 조리 있게 말씀하시는 분, 전문지식이 조금 부족하기에 가끔은 횡설수설하시는 분 다양하지만, 모든 분께서는 본인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진료 의사가 잘 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십니다. 잘 들었다는 것을 표현해 주기 위해 오신 분의 얼굴을 맞대고 하신 이야기를 다시 한번 내가 이야기합니다. 복명복창하지요.

어려운 표현도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의사로 진료를 보며 목이 부었다는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지금도 혼돈될 때가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런 과정에서 불편하신 분과 의사의 소통 관계가 앞으로 진행될 진료에 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하겠습니다.둘째로는 현재 진료를 보는 한분 한분께 모든 집중을 다 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증상과 병력을 바탕으로 이학적 검사, 필요에 따라 검사를 통해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처방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진료 의뢰를 포함한 필요한 조치에 관해서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이런 과정에서 환자분과의 신뢰가 형성되고, 이에 더하여 책임감 있는 진료에 임하게 됩니다.

비대면 진료, 거동이 불편한 분,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 바쁜 시대를 살아가며 시간의 압박에 쫓기는 현대인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리성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시에 그 장점에 반대되는 전화나 화상 통화만으로 진료해야 하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긴밀한 소통에 큰 제한상황이 되며, 진료를 보는 입장에서는 그 책임을 다하기보다, 임시방편적인 동시에 책임을 피하기 의한 방어 진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병·의원에서 겉으로 보기에 간단하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 같은 진료라서, 전화 화상 통화로도 진료가 가능할 듯하지만, 실제 진료를 보는 강물 속에는 많은 소용돌이와 걸림돌이 숨어있는 어려운 과정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진료를 마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하지만, 중간중간 오신 분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의 질타 속에서 지나온 하루를 돌아보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 진료실이겠지요.

참으로 쉬운 진료는 없을뿐더러 생명 존중의 고귀한 진료에 대충은 있을 수 없겠지요. 비대면 진료, 정책적 법안으로 이리 이러하게 한다고 해서, 고귀한 사람을 대하는 진료가 짜 놓은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므로, 정책과 법안이 생명 건강 고통을 다루는 고귀한 환자 의사의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굳건한 기반 위에 진행되어 나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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