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끝없는 도전, “이봐, 해보기나 해봤어?”
[데스크칼럼] 끝없는 도전, “이봐, 해보기나 해봤어?”
  • 승인 2023.12.1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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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김상만 경북본부장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정주영 회장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신화적인 인물이다.

현대그룹이라는 거대 기업을 일구는 과정에서 정주영 회장과 관련한 수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2가지만 간단히 소개해본다.

정주영 회장은 우리나라의 중공업 육성을 위해 조선소가가장 먼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선박산업 강국이지만 70년대 당시는 선박산업의 기초도 없는 황무지 상태였다.

조선소를 설립하기 위한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고, 정주영 회장은 외국 자본유치를 위해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롱바톰 회장을 만났다. 조선소 설립 경험도, 선주도 없는 상황에서 영국은행의 대답은 당연히 거절이었다.

이때 정주영 회장은 바지 주머니에서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펴 보였다. 지폐에는 거북선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곤 당당히 말했다 “이 돈을 보시오. 이것이 거북선이오.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전인 1500년대에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던 나라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재치있는 대답과 자신감은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켰고 해외 차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또 하나의 알려진 이야기다. 80년 초 정주영 회장은 바다를 메워 대규모 옥토를 만드는 서산간척지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의 핵심 과정인 서산방조제 둑 막바지 공사에서 번번이 난관에 부딪혔다. 초속 8m가 넘는 유속 때문에 아무리 큰 돌을 부어도 바닷물에 떠내려가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었다.

고민하던 정주영 회장은 23만톤짜리 유조선을 둑 옆에 가라앉혀서 물막이 역할을 해보자는 새로운 방법을 직접 제안한다. 정주영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추진된 이 공법은 대성공이었다. 현대건설은 계획된 공기를 35개월이나 단축시켰고 공사비도 280억원이나 절감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심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의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2023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올 한해는 경북도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왔던 정책들이 조금씩 결실을 보이는 해였다.

지난 3월에 경북에서 신청한 신규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인 경주, 안동, 울진 3곳이 모두 선정됐다.

2030년까지 경주에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 받으며 세계원전시장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SMR관련 원자력산업을 위한 기반이, 안동에는 백신상용화 기술지원, 바이오의약 연구 기업과 의료제약분야를 활용한 바이오 신산업 육성을 위한 토대가, 청송에는 잉여전력을 활용한 수소 대량생산과 연계산업을 키워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선진 산업기반이 각각 조성된다.

더불어 국가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된 구미에는 항공우주용 소재부품 인프라 구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차 전지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은 포항은 이제 배터리 재활용 산업까지 분야를 확장하여 배터리 산업의 국가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사업들을 차근차근 추진해 가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산업을 최전선에서 이끌던 경북이 다시금 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뚫고 추진되던 신공항 사업은 4월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30년 완공이 되면 드디어 경북에도 하늘길이 열리고 수도권과 경쟁할 기본 요건을 갖추게 된다.

대학진흥권한의 지방이양을 현실화시켜 고등교육 혁신시범지역이 되었으며, 지방대학 토대를 바꾸는 글로컬 대학사업에서는 안동대와 도립대, 포항공대가 선정되어 전국 최다라는 성과를 올렸다. 대학과 지역, 그리고 기업을 연결하는 K-U시티 사업은 지역발전과 소멸극복을 위한 정책으로 중앙정부에서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의 이 같은 결실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본다. 새로운 시대와 변화에 맞서 수많은 난관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 결과이다.

한겨울 땅속에서 움츠리고 있던 씨앗들이 봄을 맞아 땅위로 싹을 띄우듯 2024년은 더 좋은 소식들이 기대된다.

지방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경북도를 보면서 정주영 회장의 유명한 격언인 “이봐 자네 해보기나 해봤어?”의 정신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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