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남과 다른 생각
[달구벌아침] 남과 다른 생각
  • 승인 2023.12.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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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복현중 교사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쉽게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이다. “내가 맞고, 너는 틀리다”는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모두가 비슷한 사고를 한다면 세상은 발전할 수 없다.

아동심리 전문가 정유진선생님은 ‘훈육할 행동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기준에는 세 가지 가치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첫째, 위험한가? 둘째,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가? 셋째, 기관(단체생활)에서 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가? 이다.

이러한 훈육의 기준은 가치관 문제에도 어느 정도 적용 가능할 거 같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가?

사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생각인가?

자라온 환경이나 유전, 또는 본인의 의지 등에 따라 각자 다른 사고를 하고 산다. 사회적 통념이라고 하여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해서 통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의 사고가 팽배한 상황에서 통념을 깨는 비주류가 생겨나고,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고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그랬고,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하며 ‘휴대폰’이 아닌 ‘초소형 컴퓨터’를 개발한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 또한 ‘자동차’가 아닌 주행 가능한 ‘컴퓨터’를 개발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들은 ‘남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20대를 칭하는 Z세대와 10대를 칭하는 알파세대를 합쳐 ‘잘파세대’라고 한다. 잘파세대들의 특징 중 한가지는 ‘가볍게 자주 만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친구도 되고, 연인도 될 수 있는 가벼운 관계(시추에이션십)’를 좋아한다. 기업이 잘파 고객에게 ‘당신은 너무 중요해요’라고 말하면, 부담스러워할 것이다. 가볍게 자주 터치하는 게 좋다. 콘텐츠 소비도 마찬가지다. 20화짜리 드라마를 정주행하지 않고, 1시간짜리 ‘몰아보기’ 영상을 감상한다. 식사도 정찬보다 카페에서 요거트로 해결한다. 잘파의 수는 지금 미국 인구의 약 33%, 한국 인구의 약 25%를 차지한다. 2025년이면 전 세계 80억 인구 가운데 약 20억 명, 즉 4분의 1이 잘파세대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잘파세대를 중심으로 팬데믹이 끝나고 난 뒤,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초개인적인 성향과 초다양한 취향이 늘어났다.

학교에서도 생각이 통통 튀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의 규칙이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온전히 받아 주지는 못하지만, 그 아이들의 생각이 상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튈 때는 정말 재미있다. 생각의 확장이 어디까지 일어날지 기대하게 된다. 그런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작은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사회의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하며 그들의 발칙한 생각을 꺾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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