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 크리스마스, 휴식을 선물하라
[대구논단] 크리스마스, 휴식을 선물하라
  • 승인 2023.12.24 2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경규 행복학교 교장·경영학 박사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었던 이유는 공식적으로 선물을 기대해도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은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는 아침이면 빨간색 양말 속에 들어있었고, 포장을 뜯어보며 즐거워하던 기억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아련함으로 가슴속에 흐르고 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추억을 전해야 할 시기이지만, 불경기와 고물가로 부모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이른바 ‘토이플레이션(Toy+Inflation)’, 장난감의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5% 이상 상승하였다. 구매력을 이끌 출산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 역시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조카 선물을 사러 시내에 나갔다가 1만5천원인 줄 알았던 한 지인은 뒤에 0이 하나 더 있는 것을 보고, 모바일 선물로 대신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고물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이처럼 크리스마스 선물의 트렌드도 변화되고 있는 듯하다. 모바일 선물하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일상화된 데다 상품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 9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했다.

크리스마스, 아이들의 선물, 연인의 선물, 부모님들을 위한 선물은 장난감이든, 모바일 상품권이든 크고 작게 준비하였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당신을 위한 선물은 준비하였는지 궁금하다. “나는 괜찮다” 헛웃음을 지으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세월이란 거친 강을 건너며, 상처를 입기도 하고 때로는 힘든 파도에 그냥 몸을 맡기기도 했을 당신, 지친 영혼에게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을 선물로 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가온 크리스마스에는 말이다.

지난 360일을 쉬지 않고 달려온 당신, 남은 5일을 “휴식”이라는 선물로 주면 어떨까? 휴식이라는 의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쉬는 것”이라 되어있다. 쉽게 말해 어제까지 열심히 달리던 말에게 내일을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주고 편히 쉬게 하는 것이 바로 휴식이다.

우리의 휴식은 적절한가? 하루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도 쉰다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내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생계를 꾸릴 수 없고, 내가 생각하지 않으면 회사의 매출이 멈춘다면 움직이고 또 움직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휴식은 필요하다. 휴식은 사치가 아니라 일의 연속이다. 더 효율적인,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해 휴식은 필요하다. 보디빌더의 몸을 보면 온종일 운동만 할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의 운동강도는 분명 일반인들보다 높기는 하지만, 운동 이외 아주 특별한 시간을 가진다. 잘 먹고 잘 쉬는 것이다. 근육은 근섬유에 상처가 생기고 이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휴식과 영양이 동반되고 회복이 이루어지면서 생성이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해하였다면 어떻게 휴식할 것인가에 대한 마지막 대답이 남았을 것이다. 휴식하는 방법, 아마 각기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24시간 함께 하는 핸드폰으로 영화를 본다든지, 홈쇼핑 채널을 본다고 말하는 이는 있을 것이다.

휴식을 제대로 하는 방법, 한자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휴식 (休息) : 휴- 사람 인(人) 변에 나무 목(木)이 있다. 사람이 쉬기 위해서는 나무에 기대어야 한다. 즉 자연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식 - 스스로 자(自) 아래에 마음 심(心)이 있다. 즉 스스로 마음을 아래로 내려야 쉴 수 있다는 말로 나는 해석한다.

자연과 함께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가 바로 진정한 휴식이라는 말이다.

예전 방문했던 스위스의 어느 마을, 크리스마스 때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다. 가장 성수기일 법한 그 작은 마을에서는 자신에게 선물할 휴식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때로는 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지혜가 필요한 오늘이다.

남은 1주일, 휴식이라는 선물을 스스로 만들기 바래본다. 그래야 더 힘차게 움직일 수 있다. 대망의 2024년이 기대되지 않는가?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