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나는 누구인가 -크로메틱 화음 만들다
[좋은 시를 찾아서] 나는 누구인가 -크로메틱 화음 만들다
  • 승인 2023.12.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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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걸 시인

목표점을 만들어 놓고

별빛이 하늘처럼 쏟아지는

앞산 자락 말들의 함성이 있는 곳

캠핑장도 아담하게 자리하고

별빛촌의 문을 노크하는 하루

어매 단풍 들었네. 라고 외치던 젊음

그 젊은 날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가슴 속에는 십 팔 세의 소년이 자라고

몸과 마음은 칠십이 넘어간다.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는가.

크로매틱 화음에 빠지고 있다

오늘 아침 하늘에 반짝이는 별 하나

너도 나처럼 외로운 친구이구나.

반달은 그래도 배시시 웃고 있는데

우리는 다가 별빛 촌으로 모인다.

아름다운 선율을 위해 함께한 나는 누구인가.

◇윤한걸=죽순문학회 등단. 한국문인협회, 대구문인협회, 죽순, k국제펜, 수성문인협회 회원. 시집 : 인생 나그네 外 原稿.

<해설> 나는 문득 이 시를 읽고 내 귀는 언제 씻을까? 라는 생각이 뇌를 치고 지나갔다. 어제부터인가 차를 끌고 다니면서 차의 오디오에 들어있는 음악 트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냥 마구 목적지만 향해 달려가기에 급급했던 것. 윤한걸 시인의 시속에는 노익장의 여유만만한 삶의 모습들이 잘 그려져 있다. 말의 함성이 있는 앞산 자락에 올라 크로메틱 화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여유로운가. 나이가 들면 귀도 눈도 흐릿해진다. 더 망가지기 전에 음률로 세파에 오염된 귀를 씻어야 할 것 같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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