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로의 회귀] 위상 높아진 e스포츠, 복합 문화 콘텐츠로 진화
['함께'로의 회귀] 위상 높아진 e스포츠, 복합 문화 콘텐츠로 진화
  • 박용규
  • 승인 2024.01.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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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지 않는 열풍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
지난해 1030 이용률 80% 수준
게임 타이틀 이용·구입비 증가
온라인서 모바일로 트렌드 이동
2023롤드컵결승전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경기에서 관객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수년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구 시대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퇴조하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현상이 트렌드로 다가서고 있다. 세대를 넘어 모두가 맞이한 변화의 물결, ‘결별’이 대세인 이 트렌드 속에서 ‘함께’로의 회귀 현상을 살펴본다.

지난해 10∼11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최대 국제대회인 ‘2023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서울과 부산에서 열려 국내·외 게임 팬들이 운집했다. 특히 결승전이 열린 11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과 광화문 광장 일대는 LoL 최고의 스타 ‘페이커’ 이상혁과 최우제(제우스), 문현준(오너), 이민형(구마유시), 류민석(케리아)으로 구성된 T1 팀을 향한 응원전으로 수만명의 구름 인파가 공간을 메웠다.

롤드컵 8강, 4강과 결승까지 모두 직관했다는 박성기(22·대구 달서구)씨는 “원래 게임은 중독이나 시간 낭비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는데, e스포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 채택되면서부터 서서히 게임도 하나의 문화이고 산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분위기”라며 “롤드컵은 표를 구한 친구 덕에 함께 가게 됐는데, 실제로 직관하고 응원하면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때맞춰 국내에서 열린 대규모 게임대회는 수많은 게임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게임산업은 해가 갈수록 위상이 높아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온·오프라인 병행이 가능한 게임은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게임 덕후’들의 지원 속에 게임은 영상,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와의 교류를 통해 복합적인 문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활발한 게임 이용…10∼30대 다양한 연령층의 선호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지난해 10월 말 ‘2023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를 발간했다. 6월부터 한 달간 전국 만 10세∼64세 1만명을 대상으로 게임 이용 실태와 현황, 게임에 대한 인식을 온라인과 개별 면접 병행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게임 이용률은 62.9%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게임 이용이 역대 최고 수준을 찍었던 2022년(74.4%)보다는 감소했지만, 예년 수준인 2019년(65.7%)과 비슷하면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젊은층의 이용 빈도가 상당히 높다. 연령대별 게임 이용률은 20대 84.4%→10대 81.6%→30대 73.8% 등 순으로 나타났다.

‘게임 팬’들의 활발한 이용으로 게임 이용 시간은 늘었다. 하루 기준 게임 이용 시간 평균은 2023년 주중 159분, 주말 241분으로 2022년에 비해 각각 27분, 32분 올랐다. 특히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13.3%였던 이용률이 15.1%로 상승했으며, 게임기와 게임 타이틀 이용·구입 비용도 늘었다.

대구의 대학생 김도현(24)씨는 “게임을 좋아해서 공부하면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갈 때나 스트레스 받을 때 게임을 하면 미션을 깨면서 성취감도 얻고 왠지 모를 해방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친구들과 PC방도 다니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게임을 하는데, 그 순간이 너무 재미있어서 해야 할 일이 있어도 거절 못 하고 따라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 또는 팀 단위로 게임을 즐기러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침체됐던 PC방 업계 또한 다시금 회복세를 타고 있다. 휴·폐업이 더 많았던 추세가 신규 또는 재개업이 많은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대구지역 PC방(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은 2019년 77곳에서 2022년 50곳까지 줄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부터 12월 24일까지는 64곳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는 아직이지만, ‘PC 카페’ 등으로 변화 및 성장하면서 PC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통제 능력이 손상되고 게임을 하다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도, 게임을 지속하는 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게임 중독으로 판정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대구글로벌게임센터 역할
시민 문화 콘텐츠 향유 기회 확대
연평균 지역기업 최대 40곳 대상
게임 플랫폼 변환·신기술 등 지원

 해외 게임 페스티벌서 좋은 반응


◇대구글로벌게임센터, 게임 아카데미…지역 게임업계 도약 노린다

각 지역에서는 게임업계의 도약을 위한 노력이 눈에 띈다. 각종 행사에의 참여가 늘어나는가 하면, 관련 교육 및 지원 시스템도 활성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0월 6∼7일 이틀간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제2회 대구콘텐츠페어’에서 지역 게임업계의 저력을 선보였다. 이 행사는 게임산업을 중심으로 웹툰·캐릭터·미디어 등 콘텐츠 종합 전시회 개최로 지역 콘텐츠산업 육성 및 시민 문화콘텐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진행됐다.

2회 행사에는 총 111개사가 237개 부스를 운영하면서 1만4천여명의 관람객을 모아 1회 행사에 비해 약 5배가량 많은 관객이 찾았다. 2022년 열린 1회 행사에서는 65개사가 105개 부스를 운영하면서 3천300여명이 관람했다.

전국 단위의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 2년간 LoL, 배틀그라운드, 카트라이더 등 종목에서 대구시는 총 11명씩을 선발, 참가했다. 매년 참여 희망 인원이 선발 인원의 5∼9배에 달했다.

대구글로벌게임센터는 지역 게임업계 종사 희망자들과 현직 업체들 대상으로 교육 및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글로벌게임센터는 2013년 게임 제작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센터는 지역 중소·중견기업 연평균 30∼40곳을 대상으로 게임 플랫폼 변환, 게임콘텐츠 신기술 도입, 마케팅 및 비즈니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게임업계 취·창업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 25∼30여명 대상으로 대구게임아카데미 교육을 수행 중이기도 하다.

윤우현 대구글로벌게임센터 센터장은 “과거 대구에서는 코그, 라온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개발사들이 주를 이뤘는데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대세가 옮겨가면서 5∼10인 소수 정예 기업들이 상당히 많아졌다”며 “올해 부산 지스타,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 대구콘텐츠페어 등에 지역 기업들이 진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역 기업들은 90% 이상이 모바일 게임에 투자하고 있고 우리 센터도 그러한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장르를 좀 더 다양화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중구에 소재한 한 게임 관련 A아카데미는 최근 2년 사이 수강생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21년 학원이 확장 이전한 이후 방학 기간에는 1천명에 가까운 수강생이 등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아카데미에서는 게임 개발 분야 중 2D 원화와 3D 그래픽, 프로그래밍, 기획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교육 기구 진로 체험 학습 ‘꿈길’과 연계한 중·고등학생 대상 진로 체험 교육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홍찬 A아카데미 팀장은 “게임에 흥미를 느끼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게임 관련 업계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프로게이머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가 진로 체험을 통해 게임 개발자로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며 “IT나 게임 개발 및 게임 디자인 회사로의 취업 문의도 최근 더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월까지 온라인 기반 모바일 보드게임 형식의 안전교육 콘텐츠 ‘골든타임-레스큐’를 지역 초중고 학생들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영역별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10가지 미션을 구성해 학생들이 협동심과 전략 능력을 발휘하면서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제작됐다.

박용규·유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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