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이중호 작가 '주름'
[대구갤러리] 이중호 작가 '주름'
  • 승인 2024.01.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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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삶에 대한 보고-이중호

이중호 작

주름은 작용에 대한 기억이며 현상들의 꾸준한 변화에 대한 시간의 기록은 곧 역사이다. 하여 주름은 오랜 역사를 지닌 문자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순수 창작활동을 위한 현실과의 타협으로 인물 동상이나 흉상과 같은 일들을 오랫동안 하고 있다.

매번 작가의 시각과는 다르게 깊게 파인 주름을 생략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인체에 나타나는 주름은 오랜 시간 기록이라는 이해와 아쉬움을 늘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타인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주름에 대한 아쉬움과 부자연스러움에 반항으로 주름이라는 문자들로 나를 기록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들뢰즈에게 있어서 주름은 무한히 분할되는 것이다. 그는 이 세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살아있는 알처럼 내재적인 원인에 의해 잠재성을 가지고 현실로 생성되어 나간다고 했다. 즉 이념적 질서는 강한 에너지를 통해 물질화되어 개체화된다고 말한다. 시간 속에서 가진 경험들에 대한 현상들을 주름으로 표현하였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일상적 소재들로 선택하였으며, 그 의미의 밀도가 높을수록 주름의 강도를 강하게 부여하여 작품을 리드미컬(rhythmical)하게 불어넣고자 했다. 정신과 물질, 내적-외적 관계 간의 현상들은 시간과 함께 주름으로 기록되는 역사라 할 수 있다.

작품에서는 주름들이 겹치고 부딪히면서 새로운 겹주름을 만들었다. 이러한 겹주름은 작가 내면의 언어로서 주름의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한다. 조각 작품에서 나타나는 이 반복된 주름, 그리고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반복된 행위들로 나타나는 작품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일 수 있다. 이러한 여정은 작가의 예술적 표현을 통해 다양한 인생의 경험이나 현실의 부딪힘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기록들, 즉 겹주름의 사건들을 함축된 나만의 문자들로 지금을 형상화하고자 한다. 주름의 형상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가는 기록(시간), 현상들로 자신의 내적 자아를 발견하고자 한다. 나아가 자신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오해와 진실을 나름의 해석과 언어들로 표현하고자 한다. 주름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경험들을 되새기고, 새로운 조형언어들로 지금을 기록하고자 한다.

프로필사진
이중호 작가
※ 이중호 작가는 영남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대구 갤러리에로비 2021 봉산조형 페스티벌 초대전 등 6회의 개인전과 대구현대미술가협회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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