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떤 경우에도 정치 테러는 용납될 수 없다
[사설] 어떤 경우에도 정치 테러는 용납될 수 없다
  • 승인 2024.01.02 2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주에 피습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한 것이다. 흘러내린 피로 셔츠가 젖을 정도였다고 한다. 즉석에서 체포된 가해자가 어떤 이유에서 이 대표를 공격했는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민주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

당시 가해자는 ‘이재명 지지’라는 글자가 쓰인 파란 종이 왕관을 쓰고 사인을 해 달라며 이 대표에게 다가왔다 한다. 그는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을 뜻하는 ‘잼잼 자봉단’ 머리띠까지 두르고 있었다 한다. 그래서 이 대표나 경호원들이 사고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119를 이용해 병원으로 급송돼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용의자는 현장을 미리 방문하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한 것 같다.

이 대표 피습사건에 정치권은 일제히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한목소리로 만행을 규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대표 치료를 위해 모든 편익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일정까지 취소하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절대로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다. 국민도 같은 생각이다.

지난 2006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박 대표는 오세훈 후보 지지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려다 지충호로부터 흉기에 얼굴이 베이는 테러를 당했다. 정말 아찔한 사건이었고 그것으로 인해 제4회 지방선거의 판세가 뒤바뀌기도 했다. 2018년 5월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김성태 전 의원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하던 도중 괴한으로부터 테러를 당했다.

국민은 자신의 정치적인 견해를 투표로 표시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이다. 검찰과 경찰은 용의자의 배후를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정치권도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오히려 엄청난 국민의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