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그대
[좋은 시를 찾아서] 그대
  • 승인 2024.01.15 19: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동욱 시인

왜 이다지도 부대끼는 것인가

세상살이 놓아 보내고 나서

남은 건 이것, 뿐인데

내 그리움의 정체라도 되는 듯이

늘 내 속에 있는

미웁기도 하고 고웁기도 한

세월 같은

내가 모를 슬픔 같은

눈물 한 방울 뚝 떨어뜨릴 때

그 눈물 같기도 한

그대.

◇배동욱= 1956년 부산 출생. 경북대 철학과 졸업. 70년대 청암문학회, 복현문우회, 시얼동인. 80년대 후반 이후 다듬시 동인, 시인촌 동인. 계간 ‘한국작가’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작가 동인. 양주문협, 강북문협에서 잠시 활동했으나 현재는 문학단체에는 참여하지 않고 詩作에만 전념. 문예지 ‘사이펀’, ‘시와 문화’등에 작품 발표. 경기신인문학상, 시인촌 문학상 수상. 시집 [아르고스, 눈을 감다], [저 무수한 빛 가운데 빛으로]가 있음.

<해설> 세상살이, 그리움의 정체, 세월, 미웁기도, 고웁기도 등 관념을 관념으로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방울 툭 떨구어 놓은 그대의 실체는 “눈물”이다. 결국 눈물은 그대이고 그대는 눈물이란 구체적인 한 단어로 다 이야기되고 있음이 놀랍다. 세상살이 놓아 보내고 남은 이것이라니, 그대는 그냥 호칭으로 부르는 그대가 아니라 시인이 절박한 상황에서도 살아야 하는 어떤 이유가 되던, 희망의 그대였던 것은 아닐까? 누구나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마음속의 그대는 어떤 에너지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대를 확대해석하면 절대자이거나 또는 절대자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에게는 절대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그런 그대를, 시인은 내가 모를 슬픔 같다고 표현한 것은 아닐까. 그대는 그리움의 실체이고 한 방울 눈물인 것이다.

-박윤배(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