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지역의료 이용,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할 때
[의료칼럼] 지역의료 이용,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할 때
  • 승인 2024.01.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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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목 경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에 발생한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은 여야라는 경계를 넘어 물리적인 흉기로 신체적 위해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으며, 이는 명백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임에 틀림이 없다. 이러한 행위는 앞으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재명 대표의 쾌유를 기원한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많아 보인다. 먼저 사건이 일어난 가덕도에서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부산대병원에서 간단한 조치를 받은 채 가족의 요구로 119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4년 연속 A등급과 최근 2년간 전국 1위를 받은 외상센터이다.

경정맥 손상은 응급수술에 해당하며, 가까운 곳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수술을 부산대병원에서 받지 않고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것이 우선 문제점으로 비춰진다.

이 와중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가족과 비서실의 요청으로 전원이 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의 기자회견에서 부산대 요청으로 전원이 이루어졌다는 내용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음 문제점으로는 인프라가 갖춰진 곳은 구급차 위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취약지 중심으로 닥터헬기를 이용하도록 되어 있는 원칙을 넘어서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도 닥터헬기가 아닌 119헬기로 전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더욱이 서울대병원은 외상센터 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로 헬리콥터가 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도 없어 용산구 노들섬에 도착하여 다시 구급차로 이동하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의료진의 의사결정이 뒤에 놓인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 대한민국의전 서열 8위이며 부총리급이다. 이는 의전에 관한 순서이지 이를 바탕으로 의료서비스 이용에 순서를 결정하는 것은 굉장한 무리가 있다.

이번 사건 이전, 이후에도 지역의료를 이용하지 않는 행위들이 알려지고 있다.

과거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공공의료를 내세우며 성남의료원을 완공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적이 좋지 못하며, 현재 성남시는 다른 대학병원에 위탁 관리하겠다고 한다. 실적보다 더욱 문제인 것은 그 사이 가족들도 중요한 의료가 필요한 시점에 성남의료원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민주당 측 패널로 나온 모 전 행정관의 인터뷰에서 전원의 이유 중 하나가 “이 대표에게 반(反)하는 의료행위들이 진행될 수 있었다”라고 하였다.

이는 단순히 지역의료를 신임하지 않았다는 정도를 넘어서 지역의료 관계 종사자 모두를 암묵적 살인자로 간주하고 있는 발언에 틀림이 없다.

지금까지 권역외상센터를 포함한 지역의료 및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는 좋지 않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상당수의 정치인들은 국민에게는 지역의료의 수준을 끌어 올리겠다고 하나 정작 본인이 병의원을 이용할 때에는 지역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발언과 행동은 지역민들과 지역의료기관을 이간질함과 동시에 정치적 이용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는 구성원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지 않고, 구성원들과 함께 나아간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인은 진정한 리더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본인의 가족 또한 필자가 일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하고 진료를 받게 하고 있다.

더욱이 필자의 가족이 필자가 일하는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에도 따로 진료를 담당하시는 교수님에게 연락도 하지 않는다. 멀지 않은 친척들도 가족의 수술을 왜 서울로 가서 받지 않았냐고 연락을 받을 때도 있다.

왜냐면 지역의료 일선에서 열심히 진료를 보시는 교수님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료란 단어를 쓰는 것 마저 지역의료 차별이 아닐까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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