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이견 조율 서둘러라
[사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이견 조율 서둘러라
  • 승인 2024.01.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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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사퇴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도 전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동석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이라며 “할 일을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퇴를 거부했다. 총선을 80일 앞두고 윤 대통령과 여당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에 대한 불쾌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두고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하면서도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이 영입한 김경율 비대위원은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뚜아네트“와 비교했다. 너무 나간 발언이다.

한 위원장의 공천 방식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실망이 지지 철회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한 위원장은 1일 ‘윤심 공천’의 우려에 대해 공천은 ‘내가 한다’는 뜻으로 얘기했다. 그 말이 자신이 공천한다는 뜻으로 비쳐 국민의힘 공천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 후 한 위원장이 원희룡 전 장관, 김경율 비대위원을 후보로 확정된 듯이 소개한 것도 ‘사천’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공천 문제에 대한 한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김 여사 명품백 사건은 특정 유튜버가 기획한 ‘정치 공작’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분명한 정치 공작인 만큼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사과한다 해도 민주당은 계속 물어뜯을 것이 확실하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숱한 의혹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사과해 오히려 공격의 빌미를 줄 수가 있다.

한 위원장이 사퇴할 경우 국민의힘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며 총선 패배는 불을 보듯 훤하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더 심화하기 전에 사태를 봉합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실은 김 여사 사건에 대해서 해명이든 반격이든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대통령실과 비대위의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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