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화재 현장 순직 김수광·박수훈 소방관 영결실 엄수..."국가는 헌신 잊지 않을 것"
문경 화재 현장 순직 김수광·박수훈 소방관 영결실 엄수..."국가는 헌신 잊지 않을 것"
  • 김상만
  • 승인 2024.02.0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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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린 3일 오전 고인들의 직장인 문경소방서에서 열린 영결식에 앞서 운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 김수광 소방장과 고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린 3일 오전 고인들의 직장인 문경소방서에서 열린 영결식에 앞서 운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순직한 경북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대 소속 고(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3일 경북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들의 마지막 길에는 유족, 친지, 경북도지사, 소방청장, 도의원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개식사,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1계급 특진·옥조근정훈장 추서, 윤석열 대통령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고인께 올리는 글, 헌화와 분향, 조총 발사, 폐식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두 '영웅'을 실은 운구 차량이 경북도청 동락관에 도착하자 도열한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맞았다.

차량이 들어서자 김 소방장의 어머니는 "엄마는 우리 수광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어쩔래, 보고 싶어 어떡하나"라고 흐느꼈고, 박 소방교의 어머니는 주저앉아 큰 소리 울었다.

순직 소방관과 한 팀이었던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그날 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화재 출동 벨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애써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윤 소방사는 "뜨거운 화마가 삼키고 간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저희 모두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고 또 느꼈다"고 했다.

이어 "반장님들이 그러했듯이 내일부터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 최선을 다해 그들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며 "남겨진 가족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떠나간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늘 우리 경북도는 두 청춘을 떠나보낸다. 구해내지 못해, 이렇게 떠나보낼 수 없어서 미안하다"며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의 근무 환경을 더욱 살피고, 부족하고 어려운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 후 두 소방관은 문경 지역 화장장인 예송원에서 화장을 거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이날 영면에 든 두 소방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7시 47분께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을 벌이던 중 번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김 소방장은 5년여의 재직기간 동안 500여 차례 현장에 출동했고, 박 소방교는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2년간 400여 차례 화재·구급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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