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만필] 선거제 결정에 놓치고 있는 것들
[천자만필] 선거제 결정에 놓치고 있는 것들
  • 승인 2024.02.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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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준엽 시사유튜버(대한민국 청아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오랜 시간 동안 저울질하다 결정한 것이다. 간단히 얘기하면 병립형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같은 거대 정당에 좀 더 유리한 선거제이고 준연동형은 비례대표를 목적으로 한 소수정당에 유리한 선거제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지지도나 정당지지율을 고려하면 민주당은 병립형을 선택하는 것이 제1당을 지키는 것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 하지만 준연동형이란 선거제는 그동안 민주당이 개혁이라고 주장해왔던 선거의 다양성 측면을 고려하면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선거의 다양성 측면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이 대표는 비록 ‘통합형’이라고는 하나 위성정당을 공언했다. 즉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우리는 지난번 21대와 같이 “지역구 투표는 우리당”, “비례대표는 이곳”과 같은 선거운동 구호를 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각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이 기형적인 준연동 선거제를 지적하고 싶다. 우선 준연동형 선거제는 의원내각제와 같은 국가에 어울리는 선거제다. 미국과 같은 대통령제 국가는 여전히 양당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지난 ‘비호감 대선’에서부터 현재까지 현재 ‘정치혐오’라는 국민적 여론이 극에 달하기 때문에 기득권 양당정치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우려가 다시 한번 준연동형 선거제에 힘을 보탠 것도 맞다.

하지만 언급했듯이 ‘위성정당’의 출연이 당연시되는 이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절대로 선거제 개혁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기형적 선거제’란 말이 제일 적합하다. 국회에서의 논의 과정도 마찬가지다. 지난번에도 여야가 서로 합의 없이 다수당인 민주당이 결국 날치기를 하더니 이번에도 양당이 합의 없이 선거제 결정이 진행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선거제라는 블랙홀 때문에 우리 정치가 등한시하고 놓치고 있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매번 총선 시즌만 되면 이 같은 상황을 봐야 할까 우려된다. 다음번엔 제발 선거제 논의에서라도 ‘정치’를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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