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몸값이 치솟은 이유…데이터 시스템·WBC·켈리의 성공
이정후 몸값이 치솟은 이유…데이터 시스템·WBC·켈리의 성공
  • 승인 2024.02.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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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의 큰 특징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일본프로야구 NPB 출신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점이다.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었던 오른손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5)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12년간 3억2천500만 달러(약4천329억원)에 계약하며 역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최대 계약 신기록은 물론, MLB 역대 투수 최대 보장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선수였던 이정후(25) 역시 한국인 역대 포스팅 최고액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1천300만 달러(1천505억원)에 도장 찍으며 류현진의 계약 규모(2013년, 6년 3천600만 달러)를 넘어섰다.

MLB에서 한 번도 뛰지 않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1천억원 이상의 거금을 받고 미국 땅에 입성하는 모습은 과거에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ESPN은 13일(한국시간) ‘MLB가 국제 자유계약선수(FA)들과 대형 계약을 맺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바뀐 대우를 설명하며 “2001년 스즈키 이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3년 1천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해도 2천4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이치로는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정된 선수”라며 “만약 그가 올해 MLB에 진출한다면 최소한 1억5천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ESPN은 아시아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한 이유를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환경적인 이유를 꼽았다. MLB 팀들이 한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ESPN은 “선수들의 기량 평가 시스템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고, 선수 영입을 위한 확실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북미 대형 에이전시인 옥타곤의 로드 블렁크 수석고문은 “체감적으로 국제시장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졌다”며 “10년 전만 해도 세계 각지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인터넷 등을 통해) 다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투수들의 투구 회전수, 릴리스 포인트, 타자들의 타구 속도 등 과거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한국, 일본 프로팀들은 트랙맨, 호크 아이 등 각종 야구 데이터 수집 장비를 폭넓게 사용해 선수들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야마모토의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이제는 MLB 모든 팀은 (아시아 선수들이) 바로 어제 미국에서 경기를 치른 것처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국제대회가 많아진 것도 한국, 일본 선수들의 몸값을 치솟게 하는 데 한몫하게 됐다.

ESPN은 “MLB 팀들은 데이터를 통해 윤곽을 잡고 국제대회를 통해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며 “이정후는 2023 WBC에서 14타수 6안타 출루율 0.500을 기록하면서 스카우트들과 임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가 MLB에 복귀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도 한일 프로리그 선수들의 몸값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빅리그 복귀 후 팀 에이스로 발돋움했고, 마일스 마이컬러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다가 MLB에 복귀해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아시아에서 뛴 선수들이 MLB에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MLB 구단들이 아시아 리그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MLB 구단들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성공 여부는 기량 문제가 아닌 적응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ESPN은 “아시아 선수들은 식단과 이동 거리, 외국 생활 등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구단들도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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