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혁신당과의 통합을 철회하고 새로운미래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는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합 개혁신당의 총선 지휘권을 두고 이준석 공동대표와 다투던 이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등 새로운미래 측은 전날 이준석 공동대표의 요구로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에 반대하며 자리를 떠났지만 결국 의결된 바 있다.

이에 새로운미래 측은 당초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합당의 원칙을 파기했다며 반발했고,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을 마치고 새로운미래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개혁신당과 통합을 선언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표는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 대표는 부실한 통합 결정 배경에 “저는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다”며 “그래서 크게 양보하고 통합을 서둘렀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고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하며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좌초됐지만, 제 초심은 오히려 굳건해졌다”며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 견제도, 정권 교체도 어려워진 더불어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며 “불확실성은 긴 것보다 짧은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에서 해당 안건 의결 직전 퇴장한 상황에 대해선 “통합 주체들의 합의를 최고위 의결로 바꾸는 건 중대한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니 정치적 조정을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묵살됐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미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과의 접촉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