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립국악단, 전국 유일 유치원 대상 ‘찾아오는 음악회’
경북도립국악단, 전국 유일 유치원 대상 ‘찾아오는 음악회’
  • 황인옥
  • 승인 2024.02.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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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조기 교육’으로 유아 두뇌·정서 깨운다
아이들 눈높이 맞춘 프로그램
전통악기 소개하고 체험 제공
원가 알려주고 동요·민요 연주

경북도립국악단
지난 16일 경북도립국악단 연습실에서 공연을 관람한 선재유치원생들이 직접 무대에서 악기를 만지며 체험하고 있다. 경북도립국악단 제공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 경북 고령에 소재한 복합문화공간인 대가야문화누리 내 2층의 경북도립국악단 연습실에서 아이들의 노랫가락이 흥겨움을 더했다. 아이들의 귀에 익숙한 동요와 아리랑 등의 민요가락이 경북도립국악 단원들의 반주에 맞춰 울려 퍼졌다. 이날 경북도립국악단이 기획한 ‘찾아오는 음악회’의 프로그램에 고령군에 위치한 선재유치원 원생 20여명이 초대됐다. 원생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악기의 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직접 악기를 만져보는 등 전통음악에 대한 첫 경험을 하며 즐거운 하루를 만끽했다.

유아기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두뇌, 사회성, 정서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에 걸쳐 삶의 유무형의 자양분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악은 자연의 소리와 조화를 이루고, 청자에게 고요한 정서를 일깨운다는 점에서 유아기에 접하기 좋은 음악이다.

박경현 경북도립국악단 상임지휘자가 유치원 원생들을 대상으로 국악 장르로 ‘찾아오는 음악회’를 기획한 배경에는 문화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경북도 유아들에게 국악을 통한 조기 교육 실시라는 취지가 담겼다.

유치원생 대상 ‘찾아오는 음악회’는 문화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며 문화격차 해소에 노력해 온 경북도립국악단 행보에 대한 확장된 기획이다. 특히 유아들은 공연장 출입 제한 연령에 속해 공연을 접할 기회가 더 좁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찾은 대안이다. 박 상임지휘자는 “두뇌와 정서가 발달 중인 유아기야말로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는 소신 아래 올해 유아를 대상으로 국악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이날 진행된 ‘찾아오는 음악회’는 철저하게 아이들에 눈높이에 맞췄다. 프로그램을 원생들에게 친근한 곡들과 체험으로 구성한 것. 이날 음악회는 △원가 다같이 배우기 △악기 소개 △동요 메들리(상어가족, 곰세마리, 그대로 멈춰라, 번개맨) △민요배우기 △민요연주(아리랑, 밀양아리랑) △악기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상임지휘자 “예상보다 큰 호응
좋은 첫인상 심어주려고 노력”
단원들, 소고와 손수건 선물

박 상임지휘자는 “아이들이 잘 알고 불러왔던 곡들을 통해 국악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고자 했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만져보면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며 그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이들이 국악과 함께 놀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예상보다 호응이 높아 국악단 단원들까지 행복한 하루였다.”

이날 음악회에선 참여 원생 못지않게 국악단 단원들도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유치원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연주를 들려주는 것과 함께 단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음악회를 찾은 원생들에게 전통 악기인 소고와 턱받이 손수건을 선물하며 함께 했다. “우리 국악단을 방문한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 싶어 하자 단원들이 적은 금액이지만 선뜻 후원해 주어 더 즐거운 시간이 됐습니다.”

 

문화소외계층과 소통 큰 장점
경북 유치원협회와 협력 계획
내달 참여 유치원 공개 모집


박 상임지휘자는 문화향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경북도의 지리적인 구조에 주목하고, 도민들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기획들을 구현해 왔다. 그는 부임 후 지속적으로 문화소외 지역의 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해 왔다.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가 핵심 지향점으로 둔 기획이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단체들을 통해 정착됐지만, ‘찾아오는 음악회’는 드문 기획이다. 특히 국악 장르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찾아오는 음악회’는 경북도립국악단이 유일하다. 박 상임지휘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오는 음악회’를 바라보고 있다. 제한적인 예산을 극복하고 더 문화소외계층과 소통 할 수 있다는 점, 문화현장을 직접 보고 호흡하며 음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번 연주회를 시작으로 올해 ‘찾아오는 음악회’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우선은 경북도립국악단 상주 지역인 고령 인근 지역으로 확대하고 향후 경북지역 유치원 협회와 소통하며 초대할 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3월에 참여 유치원을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박 상임지휘자는 “첫 공연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었고,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나면 참여를 희망하는 유치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맑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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