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인문학] 카우보이교수의 힐링 치유법
[치유의 인문학] 카우보이교수의 힐링 치유법
  • 승인 2024.02.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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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 대구한의대 교수

대한민국의 유명가수 '아이유'는 자신이 힘들고 지칠 때 스스로를 치유하고 힐링하는 방법으로 "멈춤"을 선택한다고 했다. 자신의 선택인지 정신과 혹은 심리치료관련 전공자의 자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선택은 매우 지혜롭고 현명하다.

가끔 우리는 삶에서 번 아웃 될 때가 있다.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복잡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 때, 목표의 지점이 너무 멀 때,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때…. 가끔 그럴 때 이불 푹 뒤집어쓰고 한참을 자고 일어나면 가뿐했던 기억이 여러분들 모두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그건 몸과 마음을 완전하게 멈춘 '화이트홀'의 시간이 당신에게 준 치유의 타임이었다. 기억하라!

멈춤은 단순이 모든 행위를 끊는다는 뜻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반복된 일상의 끊고-멈추며, 낯선 곳에서 새로운 나의 발견하고, 오직 감동과 기쁨, 설레임과 웃음이 있는 곳으로 나를 인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멈춤이다.

필자가 자유여행으로 베트남 다낭으로 떠난 여행은 멈춤이 필요한 시간에 가장 완벽한 선택이었다. 조용한 논누옥 백사장 해변가가 호텔내부에 있고 베트남 중부의 이국적인 매력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으며 전설의 머털 도사가 사는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손오공이 갇혀 있었다는 전설의 오행산이 호텔 2킬로 내에 있어 베이스캠프를 정해 5박 6일을 온전히 멈춤 하기에는 완벽한 공간이었다.

낯선 거리를 걷는 느낌은 설레임 80과 긴장 20이다. 낯선 이의 시선에 미소 80과 경계 20이다. 160의 행복에 40의 불안. 어쩌면 세상에 완전한 행복수치는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 일, 고민, 갈등, 불안 이 5가지의 멈춤은 오직 감동과 기쁨, 설레임과 웃음 그리고 오감의 즐거움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여기에만 집중해서 시간표를 짜보았다.

<몸의 깨움> 간단한 아침 조식 후 운동으로 하루의 루틴을 시작! 1시간 30분 운동. 러닝 30분, 근력운동 1시간. 외국인들과 뒤섞여 한 시간 반 정도 즐겁게 운동하면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다. 다행스러운 건 필자의 대학 헬쓰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시원한 베트남 음료가 무상 지원된다는 기쁨이 있다. 운동을 마치면 바로 옆에 젠 스타일의 사우나장이 마련되어있어 운동 후 근력의 이완에는 최고다.

일찍 헬스장에 오니 다행히 아무도 없다. 조용히,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직 호흡과 근육의 움직임에만 집중했다.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한 줄기 땀방울도, 목덜미를 타고 내려오는 한 방울의 땀까지도 온전히 느끼는 시간, 그것은 분명 치유의 시간이었다.

"손님은 직업이 군인입니까?"
아침마다 운동하는 내 모습을 자주 보았던 호텔 직원의 질문이다. 정확한 시간에 움직이고 늘 짧은 러닝복과 다부진 체격으로 조깅을 하는 나를 보고 군인으로 알았나보다. 웃으며 '교수'라고 했더니 엄청 놀란다.

<몸의 이완> 따뜻한 온수가 나오는 탕 바로 앞에 일본식 젠 스타일의 정원이 무심하게 꾸며져 있다. 운동으로 달구어진 몸을 따뜻한 물로 이완시키는 타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멈춤의 시간이었다. 혼자 즐기는 1인용 스파. 30분 동안 찬물과 더운물을 왔다 갔다 했다. 경산 상대온천에서 1주에 2번씩 하는 필자의 루틴이 이곳 호텔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저녁엔 완벽한 몸의 이완을 위한 스파까지 멈춤을 위한 모처럼의 호사는 그동안 몇 년을 벼른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작은 댓가였다.

<몸의 자각> 멈춤에서 좌뇌(일하는 뇌)를 기절시키고 우뇌(감성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최고의 솔루션은 오감을 깨우는 작업이다. 그래서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해변가에서 무심하게 파도소리 멍과 햇살 멍과 바람 멍에 빠져보았다. 여기에 바람이 피부에 스치는 감각명도 있다. 1시간 남짓 온몸을 이완하고 감각에만 집중했을 뿐인데 나른한 몸과 마음 때문에 멈춤 대신 수면이 되어버렸다. 아~, 이건 너무 이완한 몸의 단점이다(웃음). 이러면 어떻고 또 저러면 어떠랴~. 몸의 순리에 모든 걸 맡기는 게 진정한 멈춤 아닐까?

<몸의 놀이> 이국에서의 다양한 힐링 사진을 잘 찍은 사진 덕분에 본의 아니게 한편의 영화를 찍었다. 물놀이 샷은 놀이중 가성비와 인증샷이 최고다. 제주도에서 여름이면 휴가를 내어 일주일 동안 스노쿨링을 하며 몸의 놀이를 즐기는 필자의 루틴방식은 모든 의식을 멈추는 최고의 루틴이다. 구름을 머리에 이고 엄청난 폭풍우가 몰려오는 듯 보이는 다낭의 해변가를 미친듯이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렸다. 20살의 나를 만난 듯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부안 변산반도를 군 시절 웃통을 벗고 이렇게 달렸다. 정말 오랜만에 야생에 던져진 나를 발견했다.

멈춤은 잃어버린 나의 청춘과 나의 과거와 동시에 나의 뜨거운 열정과 정열을 만나게 해준 반가운 시간이었다. 가끔 우리가 모든 갈등과 번뇌를 자발적으로 멈춤하고 몸의 깨움과 감각에 집중하면 청춘의 가장 화려한 그때의 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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