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갤러리] 김은아 작가의 '페르소나'
[대구갤러리] 김은아 작가의 '페르소나'
  • 승인 2024.02.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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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ground-my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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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란 인간 내면의 여러가지 모습, 나를 대변할 수 있는 것, 가면을 쓴 인격 정도로 해석이 된다. 라틴어 페르소나는 사람이라는 영어단어 person의 어원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내가 생각하는 페르소나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일관되고 통일된 하나의 자아보다 주어진 상황과 요구되어지는 역할에 맞게 자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페르소나 즉, 역할가면을 바꿔가며 써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석심리학자 융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압력에 적절히 반응하기 위해 천개의 가면을 가지고 살아가며 다양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관계를 맺어가는 존재이다. 다만 이러한 페르소나와 관련한 억압, 고립 감, 혹은 팽창이 병리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의 자신과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자신, 그리고 사회생활을 할 때의 자신은 당연히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집에서의 모습과 똑같은 태도로 중요한 모임에 참석했다면 그것이 병리적인 상태라고 한다. 각각의 장소나 조직의 성격에 맞는 일원으로서의 페르소나를 갖고 살아가야 한다.
어린 여자 아이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어릴 적 인형 놀이를 하며 막연하지만 로망 하던 완벽한 어른 모습을 인형을 통해 꿈꾸었다. 한껏 부풀린 퍼프 소매에 레이스로 장식된 핑크 드레스를 인형에게 입히면 내가 상상하던 완벽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런 아이가 어른이 된 지금 더이상 완벽을 꿈꾸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완벽하다는 말의 어리석음을 알게 되었고 존재하지도 추구할 필요도 없음을 아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어릴 적부터 사랑한 핑크컬러의 마법은 아직도 나에게 무기 같은 것이다. 두려움이 들 땐 용기를 주고 부족함 앞에서는 자신감을 주며 어떤 역할수행에 있어서도 '나'라는 존재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킬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서적 안정제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하고 싶어한다. 작가로서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캔버스 위에 핑크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어른인 내가 무겁게만 느껴지는 인생의 역할놀이를 어릴적 하던 인형놀이를 매개체로 이야기 한다. 인형에게 옷을 갈아 입히듯 역할 옷을 갈아 입고 그 역할에 맞는 페르소나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어렵고 무거운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퍼프 소매에 핑크 드레스를 좋아하는 나의 identity를 간직 한다면 행복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나만이 그릴 수 있는 색을 입히며 나만의 인형놀이를 한다.

작가인물사진-김은아
※ 김은아 작가는 영남대 조형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토마갤러리 '페르소나'전 등 10회의 개인전과 갤러리 문101 '2023 미술 행복 & Potluck'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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