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탈당한 인사들과 앞으로 경선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이탈해 무소속 출마나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경우 민주당의 총선 전략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27일 비명·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영순 의원은 현역 평가 하위 10%통보에 반발하며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선언하고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에 “개판이고 엉망인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공천”이라며 “제가 탈당하고 나서 여러 의원들이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까지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은 박 의원을 포함해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김영주 국회부의장, 서울 동작을 경선에서 배제된 이수진 의원 등 3명이다.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탈당 및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했다.

설훈 의원도 28일 탈당을 예고했고, 친문(친문재인) 중심인 홍영표 의원 등의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용진·윤영찬·김한정 의원 등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에도 경선에 나서는 의원들이 있는 반면, 아예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의원들은 언제든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경선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친문계를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은 수시로 소통하며 집단행동에 나설지 등을 논의한다고 알려졌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가칭 ‘민주연대’를 만들어 탈당 등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징검다리, 블록 형태로 힘을 모아서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문계의 상징성을 가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컷오프와 유일한 친문·비명계 선출직 최고위원인 고민정 최고위원의 사퇴가 더해지며 당내 갈등은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당이 울산 북구 총선 후보를 진보당으로 단일화하면서 이 지역구 현역인 이상헌 의원도 거듭 경선을 요구하며 탈당 및 출마 강행 의지를 전했다.

한편,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 공천 파동 후 추가로 합류할 현역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 욕심만큼은 아니어도 계시기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신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만큼 경선 기회만 주면 지역구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내에서 승부를 보려는 의원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하위 20%에 들더라도 경쟁 상대가 가산점을 받는 신인 또는 여성 등이 아니라면 경선을 치르지 않겠나”라며 “새로운미래의 존재감이 없어서 탈당할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