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행복의 진정한 의미
[금요칼럼] 행복의 진정한 의미
  • 승인 2024.02.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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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
대구한의대학교 미래라이프융합대학 교수
아침 저녁으로 언론의 정치 얘기로 시끄러운 걸 보면 바야흐로 선거철이다가온 느낌이다. 대출을 이용해 집을 장만한 직장인들은 월급을 받아 고금리 은행이자 갚느라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 임대업자들도 힘들며,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너무 줄었다고 아우성이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앞으로 정치인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으며 국민의 행복을 이끌어 갈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삶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의 예를 통해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최근 중국 농촌의 한 가난한 여학생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들려온다. 중국판 수능인 가오카오(高考)에 높은 고득점을 받아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 대학의 입학 통지서를 받은 여학생이다. 그녀가 쓴 ‘가난아, 고마워’ 라는 한 편의 글은 중국 언론, 방송 및 SNS 등을 통해 급격히 중국 전역에 퍼지며 큰 감동을 주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그녀는 중국 농촌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식구들은 작은 농토를 일궈 생계를 유지했고, 부친이 외지에서 노동일을 하고 돈을 보내오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가난해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지만, 8살 때 처음으로 가난이 삶에 가져다준 아픔을 겪었다. 할머니가 병을 치료할 돈이 없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새 옷을 사줄 돈이 없던 엄마는 친척들이 버리는 옷을 가져다 입을 만한 것을 빨아서 그녀와 동생들에게 입히면서 항상 “옷은 예뻐 보이려고 입는게 아니라, 깔끔하고 따뜻하면 된 거다” 라고 가르쳤다. 고학년이 되면서 마을에서 떨어진 시내로 학교에 다녀야 했는데 교통비가 문제였다. 집에는 자전거가 한 대 뿐이어서 엄마가 끄는 자전거의 앞 뒤에 동생과 그녀가 올라탔다. 남들이 보면 서커스 곡예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엄마는 3년 내내 한 번도 늦은 적 없이 아이들을 등하교 시켰다. 그녀는 엄마, 동생과 함께 그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집까지 걸어서 갔다. 그때 그녀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즉 ‘행복이란 생활의 윤택이 아니라 스스로가 볼 수 있는 빛과 아름다움을 한껏 품에 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가난아, 고마워. 비록 너로 인해 나의 시야는 좁고 자존심은 상처를 입기도 했고, 가까운 이를 하늘로 보내기도 했지만 진정한 행복과 만족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어. 비록 나의 세계에 바비인형은 없었지만 향긋한 보리밭에서 물장난을 칠 수 있었고, 비싼 간식거리는 없었지만 동생과 함께 나무에 올라 맛있는 과일을 따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라고 말했다. 교사가 꿈인 그녀는 베이징대학의 등록금지원을 받아 대학에 입학했고, 자기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필자도 가난했던 소년시절 시골에서 어머니를 도와 무우나 시금치를 리어카에 실어 10리가 넘는 길을 걸어 시장에 가져가 팔았다. 사춘기의 어린소년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의 구명가게를 지날 때마다 가슴은 아팠지만, 가난을 원망하지도 않았고 결코 소리내어 울지도 않았다. 어머니는 시장 좌판 한쪽에 앉아 차가운 도시락을 드시면서도 어린 나에게는 가끔씩 따뜻한 국수를 사주셨다. 가난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늦은밤 리어카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머니와 함께여서 늘 행복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아무리 가혹한 어둠이 내릴지라도 반드시 아침은 찾아오고 난 그 어둠을 극복해낼 것이다”라고….

필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대학에서 장군스피치리더쉽 강의를 진행하면서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으로 당당하게 무소의 뿔처럼 나의 길을 걸어가라”라고 말했다.

진정한 행복이란 오로지 마음속에 있다 하니, 현재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누구라도, 긍정의 힘으로 마음속의 행복을 찾아가는 나날이 되기를 빌어본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는 분들이 많이 선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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