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다른 통증, 뇌와 유전자가 만든다
사람마다 다른 통증, 뇌와 유전자가 만든다
  • 강나리
  • 승인 2024.03.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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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은 인지과학연구그룹 정민영 선임연구원과 일본 후쿠이대 코사카 히로타카 교수의 국제 공동연구팀이 뇌영상과 타액 분석을 통해 통증의 개인차에 영향을 미치는 ‘통증-뇌-유전자’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통증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아픔의 강도가 다르며, 이는 사람마다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일본 공동연구팀은 19~46세의 성인 남녀 105명의 MRI 뇌영상과 타액(침)을 수집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통증 지각이 유전자뿐 아니라 감각지각·인지·정서를 모두 아우르는 뇌의 활동에 의해 함께 결정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강도에 따라 뇌가 통증을 다르게 지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통증의 개인차를 지닌 ‘지각 연관 실험모델’을 고안했다. 해당 실험모델에 고강도와 저강도 통증을 준 뒤 MRI 뇌영상을 촬영하자, 강도에 따라 통증 처리의 3가지 요소인 감각, 인지 및 정서 요소가 다르게 관여했다.

또 타액에서 수집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통증 유전자로 알려진 뮤1-오피오이드 수용체(OPRM1) 유전자와 카테콜-오-메틸트란스피라제(COMT) 유전자가 유전자형에 따라 각기 다른 통증 요소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뮤1 유전자는 유전자형에 따라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부 섬피질과 인지 정보와 관련된 상두정엽에 있는 모이랑의 뇌 활동에 영향을 주고, 카테콜 유전자는 유전자형에 따라 인지와 정서를 담당하는 뇌의 등쪽전대상피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통증 처리의 핵심 영역으로 알려진 등쪽전대상피질이 뮤1 유전자와 카테콜 유전자가 공통적으로 영향을 주는 뇌 영역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영역이 개인차가 있는 통증을 적절하게 치료하고 중재하는 영역이며, 향후 새로운 통증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타겟 뇌 영역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민영 선임연구원과 히로타카 코사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통증처럼 여러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는 주관적인 경험을 유전자형과 뇌 활동량으로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연구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며 “특히 단시간 MRI 뇌영상과 타액 수집을 이용한 새로운 통증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뇌연구원 정용전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뇌연구원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 코사카 히로타카 일본 후쿠이대학 교수, 정용전 한국뇌연구원 박사후 연수연구원, 이선경 한국뇌연구원 박사후 연수연구원. 한국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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